저금리에도 실적 22% 하락 그쳐…예상보다 양호
SC銀 3000억·하나 2500억 '고배당' 추진 논란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약 9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1년 순이익(11조8000억원)보다 약 22% 줄었다. 지난해 은행권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도 2011년(0.66%)에 비해 하락한 0.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순이익의 30% 정도를 배당할 계획이라고 금융감독당국에 보고했다.
○은행 실적 ‘선방’ ROA는 ‘악화’
31일 은행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당초 가결산 결과인 9조6000억원보다 약 4000억원 줄었다. 금감원이 최근 2주간 여신 건전성 분류 실태점검을 벌여 부실우려가 있는 여신에 대손충당금을 더 쌓도록 지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이 2011년에 비해 2조6000억원이나 줄었지만 금감원은 물론 은행들도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2011년 순이익에는 현대건설 매각에 따른 특별이익 3조2000억원과 하이닉스 매각 관련 특별이익 5000억원이 포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 감면과 면제가 확대된 데다 이자이익도 줄면서 전체 은행권의 순이익이 대폭 감소할 것이란 우려를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이라며 “2011년에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작년에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어든 점도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 평균 ROA는 0.47~0.49% 선으로 은행업종의 수익성과 생산성 수준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1.10%에 달했던 은행권 ROA는 2009년 0.40%까지 떨어졌다가 2011년 0.66%까지 회복됐지만 작년에 다시 0.5% 밑으로 내려앉았다.
○SC 3000억·하나 2500억 ‘배당’
은행들은 2월 중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결산 재무제표에 따른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액 비율)을 확정한다. 18개 은행이 최근 금융당국에 사전 보고한 배당계획에 따르면 평균 배당성향은 30%를 약간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평균 배당성향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4.8%로 떨어졌다가 2010년 51.%로 올라갔다. 이후 2011년(38.1%)부터 다시 떨어지는 추세다.
배당성향은 낮아졌지만 외국계 및 일부 국내 시중은행들은 나름대로 선방한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고배당 잔치’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이번에 배당성향을 70% 이상으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액수로 따지면 3000억원이 넘는다. SC는 작년에 2000억원(배당성향 84%)을 배당했다. 한국씨티은행도 배당성향이 47%에 이른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이 이익의 절반인 2500억원가량(배당성향 50%)을 배당에 쏟아붓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배당을 하지 않은 데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까지 앞두고 있어 고배당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SC·씨티 등 외국계 은행과 하나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에 고배당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 가계·기업여신 부실에 대비하고 잠재적 손실에 대한 흡수능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고배당을 강행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장창민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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