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예술이다
김용근 지음 / 금요일 / 256쪽 / 1만6500원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로 특수효과의 신기원을 이룬 제임스 캐머런 감독,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시계를 만드는 스위스 기업 파텍필립, 알프스산맥 중턱에 자리잡은 스위스의 전원도시 체어마트.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은 《기술은 예술이다》에서 그 답을 풀어낸다. 그는 기술은 예술을 향해 진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은 필수라고 진단한다. 기술이 고도로 발전할수록 기계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고 대신 아름다움이 차지한다는 것. 영화 아바타나 파텍필립 시계는 첨단 기술의 결정체지만 소비자에게는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다가가기 때문이다. 고도의 기술은 상상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눈앞에 재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공직생활 중 유럽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기능적 가치인 기술과 인간적 가치인 예술이 융합할 때 선진국이 된다는 확신을 얻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위스 도시 체어마트다. 해발 1616m에 자리잡은 체어마트는 마터호른을 비롯한 4000m급 고봉으로 둘러싸인 리조트 마을이다. 오염을 막기 위해 1970년대부터 전기자동차만 운행한다. 이를 위한 전기는 수력발전으로 자체 생산한다.
또한 유럽 최고 높이(3136m)의 야외 기차역인 고르너그라트로 가는 전기 톱니궤도식 철도가 19세기 말에 만들어졌다. 산악 대피소는 태양광 시스템으로 모든 에너지를 해결한다. 이곳의 인구는 5000여명이지만 항상 세 배 정도 많은 관광객이 머물고 있다. 이곳은 최첨단 친환경 기술로 리조트를 개발함으로써 자연 보호와 관광 수익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티타늄을 이용한 최초의 대형 건축물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은 몰락해가던 스페인 도시 빌바오를 예술도시로 재탄생시켰다. 프랑스 니스 근처의 소피 앙티폴리스는 문화도시와 산업단지를 결합했다. 70곳 이상의 박물관과 100곳 이상의 미술 갤러리가 있는 이곳은 유럽 3대 과학기술 산업단지로 꼽힌다.
김 원장은 기술만 모방하고 그 속에 숨은 인문학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비슷한 시도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는 세계에서 인도가 가장 넓은 가도 중 하나로 꼽힌다. 1000여그루의 가로수와 명품매장 갤러리 카페가 줄지어 서 있어 시민들이 문화와 역사를 향유하며 쇼핑과 대화를 즐길 수 있다.
서울의 광화문광장도 샹젤리제와 같은 국가 상징 대로를 겨냥하며 2009년 개장했다. 저자는 도로 한가운데 자리잡은 광화문광장은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 전시가 주된 기능일 뿐 시민의 생활공간으로서 전혀 융합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한다. 위험한 도로 한가운데 만들고 뙤약볕에 노출되는 광장은 시민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는 것. 인간을 배려하는 의미가 부족한 건축이나 기술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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