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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우주 강국의 꿈…그 이면에 숨겨진 정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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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개발과 국제정치
스즈키 가즈토 지음 / 이용빈 옮김 / 한울 / 388쪽 / 3만3000원



나로호 발사 성공 소식에 온 국민이 환호했다. 우리가 나로호에 실어 보낸 것은 단지 인공위성만이 아니라 ‘우주 개발의 꿈’이기 때문이다. 미지의 영역인 우주에 발을 들임으로써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나로호에 실어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우주개발과 국제정치》의 저자인 스즈키 가즈토 일본 홋카이도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런 낭만적 인식에 반대한다. 우주 개발은 먼 미래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현재의 실질적인 문제라는 것. 저자는 우주를 국제정치가 펼쳐지는 또 하나의 무대로 파악하고 우주 개발을 추진하는 국가들이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우주 개발에 투자하며 우주 시스템을 운영하는지, 국제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주목한다.

나로호 발사 성공의 관건이던 로켓 기술의 기초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의 베르너 폰 브라운이 개발한 V2로켓이다. 이는 나치 독일이 열세에 처하면서 도버해협을 넘어 영국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한 미사일로, 이 기술이 우주 개발의 기초가 되는 로켓의 원형이 됐다. 이때 V2 개발에 참여한 독일인 기술자 대다수가 전후 미국 소련 프랑스 영국에서 로켓 개발을 계속했고, 1957년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발사나 이후 아폴로계획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군사 경쟁과 국력 과시용으로 시작된 우주 개발은 미·소의 경쟁을 기초로 유럽 일본 중국 인도가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자 새로운 우주 개발의 모델이 등장했다. 공산권 몰락과 함께 실용주의적 우주 이용에 중점을 둔 우주 개발로 바뀐 것. 미국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GPS가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국제금융 결제까지 광범위하게 민간에서 사용되고 있는 게 그런 사례다. 각국이 위성의 상업적 이용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이런 변화를 말해준다.

저자는 이 같은 우주 개발의 역사를 국가별로 짚으면서 우주 개발에 투영된 국제정치의 역학을 읽어낸다. 미국을 추격하기 위해 지역협력 체제를 구축한 유럽, 우주기술을 들고 자원외교에 나선 중국, 일찍부터 우주기술을 의료와 교육 서비스 보급에 활용한 인도, ‘평화적 이용’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일본 등의 전략과 움직임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우주시스템을 정치·군사적 힘인 하드파워, 우주 개발로 인한 자부심·이미지 등의 소프트파워, 실용적 차원의 사회 인프라 등 세 가지 차원으로 분석하면서 우주 개발의 목적이 하드파워나 소프트파워가 아니라 사회 인프라 추구로 옮겨가고 있는 트렌드에 주목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주 개발의 장기적 추세는 국가 간 기술 경쟁과 소프트파워로서의 우주를 놓고 벌이는 경합보다 어떻게 하면 우주 시스템을 인프라로 활용하고 자국의 정책 목적에 맞게 활용할 것인가로 향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사회적 열광과 정치적 압력에 좌우되지 않고 장기적인 우주전략에 입각한 우주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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