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다어학원이 창업자 부부의 갈등으로 내홍을 치르고 있다. 박경실 파고다어학원 공동대표(58)가 횡령 혐의를 받자 남편 고인경 회장(69)이 불리한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이헌상)는 박 대표를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2005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연 것처럼 꾸며 '학원 부문 매출이 10% 이상 증가하면 자신에게 10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승인한다' 는 내용의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했다.
박 대표는 성과급 판단 기준을 매출 증가세인 성인학원 부문으로 한 뒤 기준을 충족하자 이듬해 1월 성과급 명목으로 10억 원을 받았다. 이 자금은 박 대표의 개인회사인 파고다타워 종로건물 신축에 사용됐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박 대표의 남편인 고 회장의 불리한 증언이 크게 작용했다. 이들 부부는 파고다학원 설립 후 학원을 공동운영해 왔으나 현재 경영권 분쟁으로 이혼 소송 중이다.
고 회장은 지난 1969년 파고다학원 전신 한미외국어학원을 설립했다. 1979년 박 대표와 결혼하며 파고다학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후 연 매출 580억여 원(2011년 기준)의 대형학원으로 성장했다.
고 회장이 1995년 산악인 엄홍길 씨를 후원하는 '14좌 완등 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되면서 학원 운영을 박 대표에게 맡겼다. 그러나 박 대표가 2004년 이후 고 회장 몰래 주식 지분을 딸들에게 이전하며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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