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파라다이스 등 보유지분 절반이상 담보로 잡혀
한토신·한글과컴퓨터 등도 주가 급락땐 시장출회 우려
▶마켓인사이트 1월30일 오전 10시20분
코스닥 간판 기업들도 ‘대주주 주식담보 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 파라다이스 오스템임플란트 등의 대주주들은 보유 지분의 절반 이상을 채권자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담보 리스크란 대주주가 담보로 맡긴 지분이 주가 급락 등으로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중소형주에선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우량 기업이라고 해도 대주주 담보계약이 과도한 수준이라면 안심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모회사 리스크 따져봐야”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28개사 대주주들이 시가 2조33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 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 대주주의 지분 가치(5조1400억원)의 45%를 증권사와 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10개사는 대주주가 보유 지분 절반 이상을 담보로 맡겼다.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은 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보유 지분 20.91%)와 셀트리온지에스씨(9.47%)가 31건의 대출 계약을 맺고 있다. 각각 보유 지분의 59.16%, 79.23%를 담보로 잡히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지에스씨는 지난달 비금융권 기업과 주식담보 계약을 잇달아 맺기 시작했다. 이렇게 빌린 자금으로 셀트리온 주식을 더 사고 있다.
대주주가 법인일 경우엔 은행 차입에 대한 담보 제공이 많다. 원익IPS의 대주주인 원익은 원익IPS 지분 10.93% 전부를 은행 차입금에 대한 질권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대주주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은 보유 지분의 74.86%를 은행 증권사 등에 차입 담보로 맡겨놓고 있다. 대주주 지분 공시에 명시된 담보 차입금은 1100억원 수준이다.
STS반도체를 지배하고 있는 홍콩 기업 BKLCD(19.29%)도 보유 지분의 96.41%를 외환은행 등에 차입 담보로 제공했다.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이 바뀌었던 한국토지신탁 한글과컴퓨터 KG이니시스 등도 대주주의 담보 비중이 높은 편이다. M&A 인수금융을 일으키면서 지분을 담보로 맡긴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 기업이 우량하더라도 모회사가 부실해질 경우엔 담보 주식에 대한 처분권이 행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너 주식담보 부메랑 주의
개인 대주주들은 증권사 주식담보 대출을 적극 활용한다. 증권사들은 담보주식의 가치가 대출금의 140% 밑으로 떨어지면 가차없이 반대매매를 실행하기 때문에 과도한 담보 비중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대주주 지분이 반대매매 물량으로 나온 태양광업체 SDN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스닥 우량 기업 중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 다날 이엘케이 솔브레인 등은 개인 대주주의 담보 비중이 높은 회사로 꼽힌다.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지난해부터 7개 증권사와 주식담보계약을 순차적으로 맺으면서 보유 지분의 76%를 담보로 맡겼다.
신동혁 이엘케이 대표와 박성찬 다날 대표도 각각 보유 지분의 62%, 56%를 증권사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정지완 솔브레인 대표, 김정완 매일유업 대표, 양용진 코미팜 대표,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 등도 보유 지분 절반 가까이를 담보로 맡기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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