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검증시스템 고집땐 제2, 3의 낙마 사태 부를수도
새 후보 물색 난항 겪을 듯…조무제·김능환 등 거론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출범 전부터 큰 암초를 만나게 됐다. 더구나 초대 총리 지명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진 사퇴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란 점에서 향후 정권 출범 작업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박 당선인 스스로 강조했던 ‘법치와 신뢰’ 원칙에 따라 인선했던 총리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연루돼 낙마했다는 점 역시 당선인 본인에게도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증과정 어땠길래
김 총리 후보자 낙마는 인선 과정에서부터 제기된 검증 부실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당선인 측 주변 얘기다. 당선인 측 관계자들 얘기를 종합하면 김 총리 후보자의 인사 검증은 대략 3단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갖고 있는 주요 인사들의 인사파일을 박 당선인 측이 건네받아(1단계), 이를 기초로 당선인 측 비서실 측근을 중심으로 재산과 가족의 전과 및 병역 등에 대한 1차 검증이 이뤄졌고(2단계), 마지막으로 후보자 주변 소수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평판 조사(3단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철저히 보안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인의 한 측근이 “첫 총리를 지명하는 데 아무런 준비 없이 할 리가 없다”고 말한 점에 미뤄보면 최소한의 검증 절차는 거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른바 ‘현미경 검증’은 생략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예컨대 김 후보자의 땅 투기 의혹, 두 아들의 병역이나 서초동 땅 보유 문제는 검증과정에서 가장 먼저 불거질 사안인데도 이를 제대로 파헤친 듯한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인사검증을 맡았던 한 인사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1년 내내 공직자 검증만 해도 손이 부족할 정도로 업무가 많았다”며 “특히 법관이나 교수 출신을 인선할 때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데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후속 내각 인선은 더 난제
문제는 앞으로 진행될 후속 조각 인선이다.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17명의 장관에다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감사원장 등 이른바 권력 ‘빅5’ 인선까지 합쳐 모두 22명의 인선을 해야 한다. 보통 3~4배수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사전 검증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90여명에 이르는 인사를 대상으로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 지금 같은 부실한 검증 시스템으로는 제2, 제3의 낙마 사례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생기는 상황이다.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도 차제에 박 당선인의 ‘나홀로 보안 인사’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선인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인선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몰라 매우 조심스럽지만 언론에 보도된 대로 인선 과정의 문제가 있다면 그대로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후임 총리 인선은
김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박 당선인은 당장 후임 인선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법치의 원칙에 따라 인선한 김 후보자마저 낙마한 상황에서 후임자 물색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주변의 관측이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법치와 신뢰의 상징으로 통했던 김 후보자도 낙마한 마당에 누가 후임 총리 제의에 쉽게 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을 위해선 늦어도 2월5일 이전에는 차기 내각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서두를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 인사들을 대상으로 다시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능환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조무제 전 대법관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과거 장관을 지내 청문회를 통과해본 경력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선이 이뤄질 것이란 얘기도 있다.
당장 새 정부 출범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재산 문제 등 검증 부실 논란을 낳았다는 점에서 새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작업은 한층 더 까다롭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인선도 늦어지는 게 불가피해진다는 얘기다.
정종태/김재후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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