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원고(高)와 엔저(低) 여파로 시장 예상에 못 미친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기아차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원화 강세에 대한 실적 영향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약 40%로, 현대차(수출비중 28%)보다 높다.
2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아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51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9%, 9.05%씩 감소한 수치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미국시장에서의 연비과장 표기 관련 충당금 설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구성비 감소 등이 실적에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 급락 여파로 매출원가율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매출 컨센서스는 직전 분기 및 전년 동기보다 각각 0.82%, 6.91%씩 늘어난 11조7201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근 엔화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엔화 약세 정책과 함께 급속히 하락하면서 기아차 실적 전망치 역시 후진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말 당시 1조359억원이던 기아차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프리어닝시즌에 접어들면서 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27.5% 급감했다.
이에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아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5419억원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라며 "광주 공장 증설공사로 지난해 10월 한 달간 생산을 하지 못해 기대보다 생산이 줄었고, 광주 공장의 주력 생산 차종인 '스포티지' 판매 감소는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률은 4.9%로 추정되며 국제 회계기준을 적용한 2010년 이후 분기 중 수익성이 가장 저조한 수준"이라며 "미국 연비 하향과 보상조치에 따른 충당금 설정 증액 규모는 일회적으로 2500억원이 계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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