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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대학총장 인터뷰 (1)] 유지수 국민대 총장 "융·복합 선도, 산학협력 국내 리딩 대학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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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통한 협업' 만든다 … 대기업 프로젝트 수주 '척척'
성실성·충성도 높은 '국민대 졸업생' 기업에 자신있게 추천
"차가운 연구중심대학보다 따뜻한 교육중심대학이 바람직"




<대담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

"국민대는 자동차와 디자인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어요. 이런 분야를 융합하면 '자동차 디자인' 특성화가 가능합니다. 그 솔루션은 산학협력입니다. 융합학과를 만든다고 해서 융·복합이 잘 되는 건 아니거든요. 학문 융·복합이 얼마나 잘 되는지의 핵심 척도는 산학협력입니다. 국민대는 융·복합과 산학협력을 리딩하는 대학으로 성장할 겁니다."

유지수 국민대 총장(61·사진)의 답변은 거침이 없었다. 열굴엔 자신감이 넘쳐났다. 유 총장은 모든 질문에 에둘러 대답하지 않았다. 세부 솔루션과 해결책을 내놓았다. 대학가 관심사인 학문 융·복합도 추상적 개념이 아닌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동차산업 전문가답게 최근 산업 트렌드와 공정 과정을 들어 알기 쉽게 풀어갔다. 

그는 융합과 산학협력을 결합하는 실천 방안으로 '콜래보레이션 스루 솔루션(collaboration through solution)'을 제시했다. 일관성 있고 상호 연계된 솔루션을 마련해 기업 프로젝트를 수주해 다양한 분야와 학과를 관통하는 협업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 과정에서 학과간 융합이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총장은 국민대의 교육 목표로 '따뜻한 교육중심 대학'을 강조했다. 인풋보다 아웃풋에 초점을 맞춰 희망을 주는 교육으로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성실성과 충성도가 높은 우리 졸업생들을 기업에 자신 있게 추천한다"는 그를 15일 서울 정릉동 국민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 취임 이후 융합교육을 강조하셨습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융합은 세계적 추세입니다. 한 분야의 지식으로만 문제를 풀기에 한계점에 도달한 경우가 많아요. 서로 다른 학문 분야의 융합으로 돌파구를 찾자는 것이죠. 대학은 사회가 어떤 기능과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하고,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 모두들 융합교육을 강조하지만 추상적이란 느낌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죠. 우리나라가 각종 부품이나 소재 분야에선 선진국을 많이 쫓아갔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건 '어떤 분야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느냐'는 것이죠. 이제 '보이는 부분'이 중요해졌습니다. 자동차 실내 디자인이나 스타일링 같은 분야에서 승부를 봐야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앞서가는 게 아우디입니다. 기본은 엔지니어링이지만 최종 승부처는 디자인, 이런 식이죠.
그뿐이 아니죠. 예술 분야도 접목됩니다. "

-학교에서 진행하는 융합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융·복합의 핵심은 산학협력입니다. 기업은 소비자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죠. 연구·개발(R&D) 기능을 학교가 분담하면 자연스레 학문 융합이 됩니다.
국민대와 현대 위아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 판매되는 공작기계의 모양이나 색깔, 스타일까지 다양한 디자인 컨설팅을 해주고 있어요. 단순한 기계라 해도 디자인이 이렇게 중요해졌어요.

고령자 건강 관련 분야 역시 운동법이 있고 필요한 기능식품이 있지 않습니까? 예전엔 각각 움직였는데 이젠 다릅니다. 체육대학에선 운동 방법을, 발효융합학과는 건강식품을 연구하는 식으로 융합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 산학협력이 많은데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요.

"20여 년간 자동차산업를 연구하면서 인연을 많이 맺었습니다. 10년쯤 전 방학 한달간 40여개 자동차 부품업체를 일일이 방문해 임원진 고충을 듣고 완성차 업체에 조언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엔 현대차와 함께 학교에 '자동차 융복합센터'를 만들 겁니다. 조만간 현대차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자동차 분야를 넘어 좀 더 폭넓게 접근하려고 해요. '수송기기'로 확대해 특성화 하려고 합니다. 항공, 선박 분야를 포괄하고 민간과 군수를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에 노하우를 적용할 생각입니다."

-자동차 분야의 융합 복안이 인상적입니다.

가전제품 디자이너가 자동차는 디자인을 못한다고 합니다. 자동차가 훨씬 제약 조건이 많기 때문이죠. 안전성은 기본에다 편의성, 스타일링 같은 감각적 부분까지 집약돼 있습니다. 다른 제품과 달리 자동차 디자인 설계는 다른 부문 제품에도 많이 활용할 수 있어요. 이런 점을 십분 살리자는 거죠. '원 테크놀로지 멀티 프로젝트'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산학협력이 학과간 융합에 어떻게 적용되는 건가요.

"'콜래보레이션 스루 솔루션'을 강조합니다. 하나의 솔루션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협업이 일어나는 시스템이죠. 막연한 개념 중심이 아닌 실질적 솔루션 중심으로 가자는 겁니다. 국민대는 지난해 말 프랑스 3D 솔루션 전문업체 '다쏘시스템'과 4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협약을 맺었어요. 디자인 전공 교수가 디자인을 도안하고, 공과대학 교수가 시스템에 들어가 수치 해석을 하는 게 가능합니다. 이런 과정을 수행하면서 자연히 융합체계가 구축되고 필요에 따라 학과도 개설할 수 있어요. 곧 조형대학에 수송기기 시스템 관련 학과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학생교육과 대학평가를 높일 방안은 있으신지요.

"총장 취임 후 1년간 느낀 점이 균형된 발전 전략의 필요성과 시스템 통합의 중요성입니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더군요. 연구실적 향상을 위해 교수들의 강의 부담을 줄이는 게 좋지만, 교육 당국의 평가지표는 교수들의 강의 비율을 높이라고 주문하거든요. 이렇게 안 맞는 부분들이 더러 있어요. 그래서 교수들의 강의 책임시수를 줄이는 '네거티브 섬' 방식 대신 금전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포지티브 섬' 방식을 택했습니다. 교수들에게 동기 부여도 하고, 대학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죠." 

-학교의 중장기 발전 목표는 어느 수준입니까.

"여러 곳에서 평가하지만, 남은 3년 임기 내에 11~20위 이내 대학의 입지를 확실히 다질 생각입니다. 대학 순위는 학교의 인프라나 취업률 같은 양적 지표에 좌우됩니다. 하지만 대학 운영자 입장에선 질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정량 지표도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겠지요.

학생과 교수와의 '관계 자산' 같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학부제에선 학과제의 교수·학생 간 끈끈한 유대감이 많이 사라졌어요. '관계 자산'이 탄탄해야 학생들은 교수들에게 길을 묻고 교수들도 뛰어다닙니다. 실제 취업률도 올라가는 거죠. 그래서 학과제 부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학과제 부활이 학문간 융합 추세와 어긋나지 않을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물론 학과제가 학과간 벽을 만드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학생과 교수 사이에 벽이 생기면 안 된다는 거죠. 교수가 직접 학생을 생각하고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따뜻한 교육중심 대학'이 '차가운 연구중심 대학'보다 낫다고 봅니다.

학문간 융합의 핵심은 결국 산학협력입니다. 외부 과제를 수주해 태스크포스(TF)나 프로젝트 형식의 산학협력을 통해 뭉치는 게 가장 효과적이죠. 현대차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기계공학·전자공학·자동차공학 등이 모두 합쳐서 움직여야 하거든요."

-국민대 자랑 좀 해주시요.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국민대 졸업생을 써 보니 정말 성실하다, 많이 보내 달라'고 제게 얘기합니다. 우리 학생들의 가장 큰 역량은 성실성, 회사에 대한 충성도 같은 부분이죠. 무엇이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도전하는 국민대 특유의 학풍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수 학생을 뽑은 뒤 방치하는 대학은 잘못됐다고 봐요. 의지를 가진 학생이 입학하면 '희망의 빛'을 비추는 교육으로 잘 키워 사회에 내놓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 유지수 국민대 총장은…

서울대 농학과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일리노이대 어배나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을 맡는 등 국내 자동차산업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1987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로 부임한 뒤 연구교류처장 등의 학내 보직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3월 국민대 총장에 취임했다.

글 =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 사진 = 변성현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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