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매주 일요일 아침 ‘알로 프레지덴테(안녕 대통령)’란 프로그램에 10년 넘게 출연했다. 목장 해변 농장 군부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등장해 몇 시간씩 장광설을 토해냈다. 시를 읽고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미치광이’라 쏘아붙이고, 탱크부대를 콜롬비아 국경에 보내라는 즉석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끝나는 시간도 제멋대로였다. 보통 6시간이었고, 8시간을 넘긴 적도 있다. 당시 질문자 겸 박수부대로 동원된 관료들은 몰래 도시락을 까먹으며 지루함을 달랬다. 진행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자나 반대파 모두 보는 프로그램이 됐다.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등 이웃 좌파 정권 지도자들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차베스는 1998년 집권 후 지주들의 땅을 빼앗아 소작농에게 나눠주고 무료 교육, 무료 의료 등으로 환심을 사는 포퓰리즘 정책을 줄기차게 펴왔다. 국민의 40%에 이르는 빈민을 중심으로 ‘차비스타스’라는 절대 지지층을 확보했다. “빈민의 대통령이라지만 빈민이 계속 가난하기를 바란다”는 비난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중엔 입법권까지 장악했다.
엄청난 매장량의 석유와 유가 급등이 차베스 장기집권의 배경이다. 하지만 국정을 워낙 방만하게 운영한데다 국제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곳간이 텅 비는 사태가 발생했다. 반미전선 지도자라는 기분을 내기 위해 주변 나라에 퍼준 돈도 수백억달러다. 급기야 2010년 1월8일 통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무장 군인들이 “물건 값을 올리면 상품을 몰수한다”며 상점마다 지키고 섰지만 한 달도 안 돼 물가가 두 배로 치솟았다. “예수는 가장 위대한 사회주의자”라 주장하며 석유산업 국유화로 마련한 재원을 포퓰리즘 정책에 마구 쏟아부은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비스타스’의 지지에 힘입어 차베스 4기 정부(2013~2019년)가 얼마 전 출범했으나 정작 차베스는 쿠바에서 암 치료를 받으며 의식불명이란다. 취임식은 무기연기됐다. 차베스의 큰형 아단 차베스는 혼수상태가 아니라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유고(有故)다.
‘차베스 없는 차베스 정부’에선 벌써 권력 암투 조짐이 나타나는 모양이다. 포퓰리즘에 매달려 석유 판 돈 나눠 갖는데 익숙해진 국민들은 큰 혼란을 겪게 생겼다. 우리도 새 정부 공약 실천을 위해서는 5년간 135조원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 별다른 아이디어 없이 각 정부 부처에 재원마련 대책을 내놓으라고 연일 다그치는 인수위를 보는 느낌이 왠지 개운치 않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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