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역할 대선과 함께 끝나…대통령이나 총리가 직접 컨트롤타워 돼야
대선 승리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사진)은 “박근혜 당선인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서울 부암동의 개인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나의 역할은 지난해 12월19일 대선승리로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가 끝난 뒤 이곳 개인사무실에서 지내고 있다. 비대위 시절 함께했던 위원들과 최근 한 차례 회식을 가졌을 뿐 여의도엔 발을 끊었다. 그는 “박 당선인 측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여기저기서 민원이나 자리 부탁을 하려고 만나자고 하지만, 다 거절하고 있다”며 “줄곧 사무실에서 책을 쓰거나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당선인의 전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바쁘실 텐데 전화할 시간이 있겠느냐”며 “지금 잘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인수위원회’나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질문에는 “그냥 차나 한잔 하고 가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는 ‘정부부처의 칸막이를 없애고 부처 간 업무를 조율할 부총리급의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컨트롤타워 등 뭘 만드는 것보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직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보수적이어서 경제민주화 정책이 약해질 것이라는 지적에 “아직 인수위고, 정부가 출범하기 전이지 않느냐. 두고 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공약을 꼼꼼히 점검해 대부분 (이행)할 수 있는 걸 내세웠다”고 했다. 다만 부활되는 해양수산부는 부산이나 호남이 아닌 세종시에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처는 다 모여 있어야 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첫 경제계 방문지로 중소기업중앙회를 찾고, 대한상의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도 중소기업 우대 정책을 시사한 데 대해선 “정말 잘한 일”이라며 “당장 정책이 실행될 수는 없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07년부터 박 당선인이 18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그는 대선 승리를 확신한 계기에 대해 “비대위원장 시절 당을 구해내고, 쇄신작업을 헤쳐 나갔다”며 “그때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쓸데없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며 “지금으로선 딱히 할 말이 없고, 석 달 뒤쯤엔 할 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말문을 닫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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