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적성 검사의 언어영역 부분은 크게 어휘력, 어문규정, 언어유추, 독해·사고력, 논리추론, 교과지식, 영어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각 유형들이 다시 세분될 수 있으므로 상당히 다양한 유형이 출제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선 글에서 밝혔다시피, 학교마다 출제하지 않는 유형과 주력하는 유형에 차이가 있으므로 모든 유형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전공적성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지원할 대학의 기출문제부터 파악하여 주력할 유형과 준비하지 않아도 될 유형을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13학년도 수시를 살펴볼 때 가천대, 강남대, 강원대, 단국대, 성결대, 세종대, 을지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외대, 한양대에서는 영어문제를 출제했지만 나머지 학교들에서는 출제하지 않았다.
어느 학교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영어 공부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매년 출제 유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교의 공지사항이나 예시문제를 수시로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출제 유형이 전혀 다른 복수의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위의 모든 유형을 다 공부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지 마시라. 다양한 유형 중 많이 출제되는 유형과 그렇지 않은 유형, 그리고 각 유형별 공략방법을 알고 있으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위의 표는 전공적성검사의 유형을 조금 더 세분화한 것이다. 전공적성검사를 가르치는 교사마다, 혹은 교재마다 유형구분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의 유형이 전공적성검사를 구성하는 부분들이다. 각 유형별 특징과 공략방법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위 유형들 중 대비가 용이한 유형과 대비가 어려운 유형을 알아보자. 여기서 대비가 용이한 유형이란 그와 관련된 기초지식을 습득하면 해결할 수 있는 유형을 말한다. 맞춤법, 표준어, 표준발음,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어법, 띄어쓰기 등의 어문규정과 관련된 유형이 여기에 속한다.
어문규정은 출제 비중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오답률이 높은 편이다. 맞춤법과 어법, 표준어라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지 않은가? 하지만 의외로 이러한 유형들은 공략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언어 규칙의 양은 방대하지만 자주 출제되는(즉, 우리가 실생활에서 자주 틀리는) 규칙들은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것을 명확히 숙지하고 나머지는 문제를 많이 풀면서 자연스럽게 정확한 표현을 익히면 정답률을 높일 수 있다.
어휘력의 경우에도 한자성어, 물건 세는 단위, 연령을 나타내는 한자어, 친족 호칭어와 같은 유형들은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 특히 뒤의 두 유형들은 거의 99% 대비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 유형 역시 상당 부분 대비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이 부분의 출제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 차이로 떨어지고 붙을 수 있는 시험이니 만큼 이 유형을 출제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여기서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한자성어는 많은 대학에서 출제하고 있는 유형이다. 이 부분의 출제범위는 방대하지만 고등학교 수준에서 출제되는 어휘들은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비교적 대비가 가능하다. 보기에 모르는 한자성어가 나오더라도 나머지 보기에 있는 단어들을 알면 문제는 자연히 풀린다. 거기에 더하여 새로운 한자성어가 나올 때마다 따로 정리해 놓는다면 시간이 갈수록 오답률이 낮아질 것이다.
이에 반해 대비가 어려운 유형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어휘력(앞서 말한 부분들을 제외한), 독해·사고력 등이 이에 속하는데 왜 그런지는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알 수 있다. 어떤 어휘가 나올지 어떤 지문이 나올지 미리 예상할 수 있는가? 이 부분은 범위가 워낙 방대하여 예상 문제를 뽑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단기간에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어렵다. 불행한(?) 것은 이 유형을 모든 학교에서 출제하고 있으며, 비중 또한 높다는 것이다. 전공적성 검사를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하는 것은(언어에 한정했을 때) 바로 이 부분들 때문이다.
자, 그러면 대비하기 어려운 이러한 유형들은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가? 어휘력의 경우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어휘집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아무리 방대한 양의 어휘집이라도 모든 어휘를 다 수록할 수는 없으며, 그렇게 어휘만을 외우다보면 응용력이 떨어지고, 쉽게 지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읽는 것이다. 수능과 내신을 같이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글을 읽으라는 말은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글을 읽는 것이 언어영역 성적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어휘력과 독해·사고력을 늘리는 지름길은 없다.
최고의 방법은 글을 읽고 글과 어휘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소설, 수필도 좋지만 그보다는 신문을 읽어라. 매일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꾸준히 신문을 읽으면서(다 읽을 필요는 없다. 스스로 얼마만큼 읽을지 정하고 충실히 이행해라) 모르는 어휘를 전부 정리해라. 그러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어휘의 의미와 용법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글에 대한 독해력과 사고력의 향상은 물론 어문규정에 대한 이해와 시사상식의 축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수능형 문제를 출제하는 학교(한양대가 대표적이다)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부분의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지식과 영어문제도 대비하기 어려운 유형이다. 영어문제와 마찬가지로 교과지식 문제를 출제하는 학교는 한정되어 있는데 이 학교들을 공략하는 방법은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수능·내신 공부를 충실히 하는 것뿐이다. 영어의 경우에는 조금 더 문제를 빠르고 쉽게 푸는 스킬은 존재할 수 있으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킬만 익히는 것은 성적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유형들에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차라리 이들을 출제하지 않는 학교들이나 출제 비중이 낮은 학교들을 택해라. 물론 영어실력은 노력에 따라 충분히 향상될 가능성이 있고, 영어 문제를 출제하는 대학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의 포기는 권장하지는 않는다.
이 밖에 논리추론과 언어유추는 위의 대비하기 용이한 유형과 대비하기 어려운 유형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먼저 논리추론은 이 유형과 관련된 기초지식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다만 기초지식을 습득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정답률을 높일 수는 없다. 때문에 많은 문제를 풀면서 기초지식을 응용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다음으로 언어유추는 단어의 관계나 속성 등을 묻는 문제유형이다. 이 유형에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들도 있지만, 단어 사이의 관계나 공통된 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제들이 더 많다. 따라서 어휘력을 향상시키면서, 단어가 쓰이는 상황을 떠올려보거나 단어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연습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형을 떠나 전공적성검사를 준비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꾸준히 문제를 푸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문제 감각을 익히면 정답률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제 푸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전공적성검사는 시간싸움이다. 때문에 비교적 시간이 적게 걸리는 언어영역에서 시간을 줄여 수리영역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물론 인문계와 자연계의 언어·수리 문제 비중이나 배점이 다른 학교들도 존재한다. 이 경우 인문계 학생들은 당연히 언어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언어문제를 꼼꼼하게 풀면서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수리와 언어 모두, 시간 내에 풀 수 있을 것이다.
진리영 <S·논술대표 강사 furyfury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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