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200만 가구 더 늘리자 (3) '한국판 해밀턴 프로젝트'
“교육과 근로를 통해 모든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미국사회의 오랜 믿음입니다. 지난 200년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이 원칙이 지금 흔들리고 있습니다.”
2006년 4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가 발표한 ‘해밀턴 프로젝트’ 보고서의 도입부다. 사회보장 확대에 따른 심각한 재정적자, 중국에 밀리기 시작한 산업경쟁력, 비효율적인 정부. 초강대국 미국이 안으로 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해밀턴프로젝트는 ‘미국병’을 치유하기 위해선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출발점은 좌절한 중산층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데올로기는 배제해야
50여쪽의 이 보고서는 성장과 분배라는 이분법에 갇혀있던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던졌다. 해밀턴보고서의 생명력은 이데올로기 대신 경험 에 근거한 데 있었다. 월가 출신인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을 포함해 학계·재계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가난한 이를 대변한 토머스 제퍼슨 미 대통령 대신, 정부와 민간의 균형을 강조했던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름을 딴 것도 보고서의 실용적 성격을 보여준다.
7년이 지난 한국에서 해밀턴프로젝트를 다시 꺼내는 이유도 이것이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믿음은 한국 발전의 동력이었다. 중산층의 불안감과 아우성은 이 성장엔진이 힘을 잃고 있다는 경고다. 철저한 현실 인식을 통해 중산층 복원의 로드맵을 그릴 때가 됐다.
우선 미국처럼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한국판 ‘해밀턴 프로젝트’를 만드는 작업에 즉각 착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무작정 복지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제한된 재원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복지를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는 것. 해밀턴프로젝트의 국내 소개를 주도했던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여야가 이 문제만큼은 제대로 머리를 맞대고 빠른 시일내 시행가능한 해법을 내놓아야한다”고 말했다.
○한명이라도 제대로 끌어올려야
보다 구체적으로는 수치에 입각한 정책목표를 수립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류의 전면적 복지는 재정부담만 늘릴 뿐 중산층 증대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한명이라도 더 빈곤층을 벗어나도록 맞춤형 ‘사다리 플랜’을 짤 필요가 있다. 근로복지에 기반한 미국 위스콘신의 탈빈곤 프로그램 ‘W-2’ 등의 사례도 참고할만 하다. 같은 복지 예산을 투입해도 몇명을 빈곤에서 졸업시킬 것인지 분명한 목표치를 세우라는 얘기다.
중산층은 소비와 투자, 창업 등을 주도하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역이다. 하지만 불안한 미래에 직면한 중산층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한번 실패의 나락에 떨어지면 부활하기 어려운 사회구조가 이들을 더욱 방어적으로 만든다. 이들이 위험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도전하도록 하려면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게 급선무다. 이를 위해 고용보험의 빈틈을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고를 당해도 직업훈련과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여유있게 재도전하는 북유럽 근로자들의 사례를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 다시 뛰게 해야
중산층을 보호할 수 있는 지지대도 다시 튼튼하게 세워야한다. 많은 이들이 소득 규모로는 중산층에 속하는데도 살기가 팍팍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높아진 부채 부담과 사교육비, 통신비 등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자체가 높아졌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산층 정책의 핵심은 소득을 늘려주는 것”이라며 “가계부채는 대출구조를 장기분할 상환구조로 바꾸고 고령층은 역모기지 이용을 촉진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고 제시했다.
대폭적인 규제완화와 기업가정신 고양을 통해 창업을 확대하고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들도 최대한 붙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이 떠나간 자리에선 일자리와 복지 수준 모두 몰락한다. 국가가 모든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는 없다.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혁신적인 기술과 산업에 투자해 민간 경제의 동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국내 고용의 99%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해밀턴프로젝트는 성장 촉진과 경제적 기회의 차출을 위해 특허와 세제 개혁, 연구개발 투자시스템 개선 등을 과제로 내걸었다.
‘휴먼 뉴딜’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중산층 육성의 핵심은 교육에 달렸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이 가난에서 벗아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양질의 교육이다. 정년퇴직한 베이비붐 세대의 생존 문제도 재교육 활성화로 접근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김유미/주용석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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