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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생맥주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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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가 우리에게 친숙해지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생맥주 청바지 통기타가 히피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생음악을 들으며 맥주 잔을 기울이는 게 유행처럼 생각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70년대 생맥주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은 아니었다. 파는 곳이 많지도 않았고 당시 소득 수준에 비춰보면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생맥주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1980년대 들어서다. 1981년 동양맥주(지금의 오비맥주)가 ‘OB베어’라는 생맥주 체인점을 시작하면서 생맥주는 급속히 ‘국민 술’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신선한 맛이 병맥주와는 다른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간단한 안주와 함께 마시기에 큰 부담도 없었다. 새롭게 등장한 500cc 생맥주 잔도 인기 요인이었다. 맥주를 가득 담은 잔을 서로 맞부딪치며 “건배!”를 외치면 술마시는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이런 요인들이 더해지면서 ‘OB베어’ 간판은 늘어갔다. 대로변을 점령하더니 주택가 골목까지 파고들기에 이르렀다. 체인점 수의 급증으로 생맥주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갈 지경이었다. 워낙 장사가 잘 돼 간판 하나 다는 게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OB베어’의 전성시대는 그러나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88올림픽을 계기로 여러 형태의 생맥주집들이 폭발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자연히 경쟁이 치열해졌고 대형화 고급화 현대화되면서 소규모 동네 맥주집이던 ‘OB베어’는 서서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대신 이제는 ‘호프집’으로 불리는 다양한 생맥주집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시중 호프집에서 파는 생맥주 양이 주문량보다 최대 30% 이상 적다고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30곳의 호프집을 조사했더니 500㏄ 주문시 실제로는 13% 적은 평균 435㏄가, 2000㏄와 3000㏄는 모두 23% 부족한 평균 1544㏄, 2309㏄가 나왔다는 것이다. 3000㏄의 경우 32%나 적은 2050cc만 주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맥주업체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생맥주 잔 용량부터가 실제와 달랐다는 점이다. 500㏄는 용량이 같았지만, 2000㏄와 3000㏄ 잔은 실제로는 1700㏄와 2700㏄에 불과했다. 맥주업체는 잔을, 호프집은 맥주 양을 속였다는 얘기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맥주업체들은 올해부터는 용량 눈금이 표시된 잔을 제공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분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 가뜩이나 맛이 없다는 불평을 듣고 있는 국산 맥주다. 그런데 이렇게 소비자를 우롱해서야 되겠나. 연초부터 술 생각이 난다. 단 생맥주는 빼고.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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