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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에만 1년에 400만원 나가요. 1년 동안 취준만 해도 빈털터리죠” 직장 없어 서러운데 취준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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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취준 비용이요? 자격증, 학원, 면접 보러 가는 경비 전부 포함하면 월 30만원은 훌쩍 넘죠. 자격증 시험끼리 겹치는 달에는 50만원까지도 나가요. 이러니 취준 시작하면 친구들을 못 만나요. 만나는 거 자체가 비용 부담이 되니까. 아마 1년 준비하면 최소 300~400은 나가겠죠”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김지원(27)씨는 최근 친구들에게서 오는 연락도 부담스러워 피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격증별 응시료

자격증 명

응시료 

 토익(TOEIC)

 44500원 

 오픽(OPIC)

78100원

 토익스피킹

77000원

 컴활 1급

 필기 17000원/실기 20000원

 한국사

18000원



잡코리아가 2019년 알바몬과 함께 취업준비생 1547명을 대상으로 취업 준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취준생들의 월 평균 74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중 취업 준비를 위해 사용하는 금액은 월 평균 30만원에 달했다. 생활비의 절반에 육박하는 취준 비용에 구직자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채용 시장, 구직기간 장기화에 어려워진 청년 취업을 지원하는 ‘청년특별구직지원금’도 마련됐다. ‘취업성공패키지’ 대상자나 신청 예정자 20만명에게 50만원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매달 빠져나가는 취준 비용을 채우기는 역부족이다. 대학에서는 재학생들에 한해 자격증 취득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졸업 이후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에 나선 취준생들은 누릴 수 없는 혜택이다. 자격증, 학원 등 취업 준비를 위한 과정들은 험난하기만 하다. 



“취업하려면 자격증 취득이 필수인데 너무 비싸요”

학과별로 취업 필수 자격증으로 꼽히는 것들이 있다. 건축학과에 재학 중인 오유나(25)씨는 “건축학과는 보통 취업을 위해 건축산업기사나 건축기사 자격증을 딴다. 이러한 기사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눠서 응시해야 한다”며 “응시료만 6만~7만원에 책값을 포함하면 15만원을 훌쩍 넘긴다”고 부담스러움을 표했다. 

전공과 관련된 자격증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 독학이 어렵다. 대부분 자격증 공부는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지만 강의 가격 역시 10만~20만원에 육박한다. 이에 오 씨는 “한 명의 아이디를 공유해서 함께 듣는 등의 편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행정학과를 전공 중인 조시연(24)씨 역시 자격증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조 씨는 “취업 시 필수 자격증이 아니더라도 우대사항이나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자격증들이 있다. 인턴, 대외활동 등 유관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자격증 취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경관리사, IFRS관리사 등 전문 자격증은 응시료가 10만원에 달한다. 조 씨는 “한 번에 취득이 가능한 자격증들이 아니기 때문에 재응시를 고려한다면 취준생에게는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토익 시험을 진행하는 YBM 시사 어학 홈페이지 캡처.


“없으면 안 되는 어학성적, 유효기간은 짧고 가격은 비싸죠”

최근 어학공인성적이 만료돼 오픽 시험 응시를 준비하려던 취준생 김지원(27)씨는 고민에 빠졌다. 비교적 빠르게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8만 원에 가까운 비싼 응시료가 부담이 된 탓이다. 한 번에 원하는 성적을 받을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다. 김 씨는 “여러 학원에서 환급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출석미션 등 환급 조건을 만족하고 일정 시간을 수강해야 하는 등 취업을 앞두고 취득하기에는 번거로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학생 할인 등 대학교에 소속된 학생들은 학생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졸업 이후 취업을 준비하는 일반 구직자의 경우 혜택의 폭이 줄어든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김 씨는 “보통 대학생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3, 4학년에 어학성적을 취득한다. 그러면 1년~1년 반 안에 취업을 해야 만료 이전에 할인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취업난이 계속 되는 상황 속에서 취업 준비 기간에 비해 어학성적의 유효기간이 짧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토익, 오픽 등 주요 어학시험 응시료는 매년 오른다. 매번 개정되는 문제와 출제경향 때문에 중고 책을 사기도 곤란하다. 응시료 부담은 오롯이 취준생이 떠안아야 하는 문제다. 기업 입사 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점수를 얻으려는 재응시생들의 과열도 문제가 됐다. 

금융계 인사팀 관계자는 이러한 취준생들의 걱정에 “토익과 같은 공인어학성적은 회사에서 제시하는 기준 성적만 넘으면 된다. 830점이 기준이라면 850점도 910점도 동일한 성적으로 본다”며 “외국계, 해외영업 직무가 아니라면 공인어학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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