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창업허브 특집 |우수기업 ① 프록시헬스케어[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치주질환은 2018년 기준 우리 나라 외래 상병환자수 2위를 차지했다. 이마저도 2019년에는 1위로 올라 서며 감기를 2위로 따돌리고 가장 흔한 질병이 됐다. 2008년, 김영욱 대표는 물리치료에 사용되는 전자파에서 치태 제거에 가장 효과적인 신호 ‘프록시웨이브’를 개발했다. 2015년에는 이 연구결과로 네이처에 1저자로 논문을 올리고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2020년 9월 23일,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생체진화 전자기파를 이용해 바이오필름 즉 치태를 분리하는 칫솔 ‘트로마츠’다. 트로마츠는 출시 약 2주 만에 1500개가 팔리며 5000만원을 벌어다줬다. 김 대표는 “제품 출시 전 5000개를 미리 지인들을 통해 선보였는데 그때 써본 고객들의 입소문과 재구매가 한몫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칫솔은 칫솔모가 지나간 자리의 치태를 쓸어내는 물리적인 효과만 있다면 트로마츠는 칫솔에 내장된 금속판을 통해 발생한 전자기파가 미세한 전기적 공진을 일으켜 치태를 제거한다. 김 대표는 “치태에는 플러스마이너스 전하가 굉장히 많아서 전기적 공진을 활용한 에너지로 박테리아 바이오필름 즉 치태를 떨어뜨린다”며 “전자기파라 퍼지는 면적이 넓어 반경 1cm까지 커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가적으로 미세전류 치료에 적합한 생체전류를 잇몸으로 유도해 염증 개선에도 효과를 준다. 잇몸에 생체전류를 가하면 세포 재생효과가 증 폭되고 미세한 열을 내면서 자가 치료한다. 마치 “고열을 앓고 나면 몸이 회복되는 것과 같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그는 이 생체전파기술과 더불어 제품 디자인 부분까지 한국은 물론 향후 수출을 염두에 둔 미국과 중국 등에 특허 출원해놓은 상태다. 김영욱 대표는 2000년 의대 재학 중 의약분업사태를 겪었고 3학년 때, 어릴 때부터 꿈꾸던 공학으로 진로를 변경하기 위해 다시 수능을 치러 전자공학부에 입학했다. 그리고 의대에서 쌓은 바이오 분야의 소양을 활용해 대학원에서 바이오필름을 연구했다. “의료분야는 치료법을 변경하는 부분에서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공학은 늘 혁신을 추구하는 환경이죠. 의료분야의 문제를 공학 기술을 활용해 혁신해보고 싶었죠.” 박사과정이 끝날 때쯤 조금씩 창업을 준비한 그는, 이후 삼성과 씨젠에서 제품개발 경력을 쌓았고 씨젠에서 만난 바이오 및 IT 전문가들과 함께 2019년 창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김 대표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어 임플란트 후 약해진 잇몸 탓에 치주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현직 치 과의사와 함께 임상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5점을 기준으로 한 잇 몸건강 수치가 실험 전 평균 2점대에서 4점대로 뛰었다. “울산의 한 50대 고객은 임플란트 시술 후 치통을 겪다가 결국 치과에 서 두 개를 교체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더군요. 수술을 앞두고 우연 히 저를 만난 건데 그때 트로마츠를 테스트용으로 건넸죠. 현재 약 반 년이 흘렀는데 아직까지 이 고객은 수술 없이 잇몸을 유지하고 있습니 다. 게다가 그분이 직접 운영 중인 회사 직원들에게 저희 제품을 추석선 물로 나눠줬죠.” 2019년에는 서울창업허브를 통해 사무공간을 지원받았다. 특히 초기창 업자로서 사업에 필요한 행정지원 전반을 도움 받았다. “시제품이 나온 뒤, 당장 제품 사진을 찍는 곳부터 찾기 어려웠는데 서울창업허브의 소개로 전문 스튜디오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 양산 공장도 추천받았고 시제품 개발비, 컨설팅, 투자자 연결 등에도 큰 힘이 됐죠.” 올 상반기에는 벤처투자사인 퓨처플레이와 패스트벤처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6억 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칫솔은 생활용품으로 분류되지만 김 대표는 의료기기로 판매하기 위해 현재 울산대병원과 함께 임상테스트에 돌입했다. 연세대 치과병원과도 교정치료 환자의 치주질환 예방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진출도 준비 중이다. 9월 초,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전자파 안전인증을 받아 FDA 접수를 마친 그는 올해 안에 등록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이미 현지 판매 대리점과 계약도 마쳤다. 여기에도 서울창업 허브의 도움이 컸다. 지난해 서울산업진흥원(SBA)의 ‘기술상용화지원사업’을 통해 5000만 원의 개발비를 지원받은 것은 물론, 당시 심사관이었 던 의사출신의 마이크로젠코리아 대표가 직접 해외유통망을 소개했다. “프록시웨이브는 플랫폼 기술입니다. 어디에든 적용 가능하죠. 올 10월 에는 양치를 힘들어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칫솔도 출시합니다. 프록시웨이브를 기반으로 건강서비스를 IT화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이용하게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tuxi0123@hankyung.com[사진=김기남 기자]<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