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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 대한제분 직원들도 못 구한다는 ‘곰표 밀맥주’…MZ세대 사로잡은 ‘곰표’ 브랜드 마케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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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최근 다양한 브랜드에서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브랜드가 있다. 밀가루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곰표’가 그 주인공. 뉴트로 열풍을 타고 곰표 팝콘, 곰표 패딩, 곰표 밀맥주까지 히트를 기록하면서 뉴트로 맛집으로 떠올랐다. 특히 세븐브로이와 컬래버레이션 한 곰표 밀맥주는 출시 일주일 만에 30만 개를 완판시키면서 유통업계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곰표 컬래버레이션의 시작은 우연에 가까웠다. 2017년 의류브랜드 4XR에서 상표권 도용을 한 것이 도화선이 돼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부터 곰표의 레트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변은경(32) 대한제분 마케팅팀 과장을 만났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9년 차 마케터로 대한제분 마케팅팀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팀장님과 직원분들이 진행한 업무를 이어받아, 현재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컬래버레이션 업무를 주로 하면서 BTL, ATL, 캠페인 등 업무도 맡고 있다.”

캠페인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B2B인 윈도우 베이커리와의 상생과 B2C인 빵을 좋아하는 소비자와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 ‘대한빵지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식가들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미쉐린 가이드>처럼 곰표가 맛있고 건강한 빵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대한민국에 숨겨진 ‘갓빵집’을 찾아 소개하는 것이다. 전국의 보석 같은 빵집을 찾아 취재를 하고 SNS 갓빵 프로젝트에 올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른 곳의 취재가 완료돼 연말에 도서 발간을 앞두고 있다. 일러스트 작가 섭외부터 편집 디자이너 섭외, 표지 및 내지 구성 등을 논의하는 것도 마케팅팀의 역할이다.”

근무 분위기는 어떤가

“업무에 있어서 수평적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다. 이 부분이 최근 곰표 브랜드가 MZ세대도 반하게 하는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곰표 브랜드 굿즈 탄생의 비화가 궁금하다. 인기를 체감하는가

“직원분들도 ‘곰표 밀맥주’를 구할 수 없느냐는 지인들의 연락을 자주 받는다고 할 정도로 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기존 직원분들이 2017년 진행했던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2030 소비자 중 단 20%만 ‘밀가루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에 ‘곰표’라고 응답했다. 2030세대가 곰표를 모른다면 대한제분의 미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들었고, 곰표 브랜드 활성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슈퍼주니어 신동 씨가 공항에서 ‘곰표’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발견하게 됐고, 의류브랜드 4XR에서 상표권 무단 도용을 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황당한 마음이 들었지만 4XR에 상표권 도용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는 대신 협업을 제안하면서 본격적인 콜래보레이션 마케팅이 시작됐다고 한다. CJ CGV 왕곰표 팝콘, 스와니코코 곰표쿠션, 4XR 곰표 패딩, 세븐브로이 곰표 밀맥주까지 완판하며 뉴트로 맛집으로 성장했다.”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할 때 중점에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내부에서 협의한 가이드가 있다. 위트와 재미, 반전을 추구한다. 낯설고 의외지만 재밌고, 재밌지만 뜬금없지 않게, 제품의 품질은 좋으면서도 차별화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려고 노력한다. 이와 함께 우리 브랜드 이미지와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도 중점적으로 본다.”

곰표 브랜드 마케팅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곰표 레트로 마케팅에 이어 넥스트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처럼 소비자에게 위트, 재미, 반전을 전달할 수 있는 곰표만의 마케팅을 고민 중이다. 현시점에서 브랜드 점검을 진행하고 곰표 브랜드의 코어 아이덴티티인 ‘즐거운 요리 동반자’를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진실된 마음, 공감이라고 생각하는데, 항상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트렌드와 데이터 등을 분석해 들여다보고 그것을 자사 브랜드와 접목해 관철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케팅 직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마케터는 배우와 같은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면서 여러 삶을 사는 느낌이라고 한다. 마케터 역시 자신이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느냐에 따라 여러 업무를 경험할 수 있고, 다양한 업계 종사자와 소통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로 굿즈를 제작할 때는 작가들과 만나고, 대한빵지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빵집 사장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또 이종산업 간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른 업계의 트렌드와 제품의 출시 프로세스도 경험할 수 있다.”

마케팅 직무를 잘 수행하려면 어떠한 역량이 필요한가

“첫 번째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직업병일 수 있지만, 항상 트렌드를 분석하고 사람들이 현재 열광하는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 직접 체험해보는 편이다. 또한 우리 제품에 대한 고민과 호기심, 과업이 있을 때 계속 던지는 질문 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신이 나서 계획을 세우게 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나 대행사 등 업무와 관계된 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일이 많다. 상호 업무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고 함께 업무를 진행할 때 좋은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직장인으로서는 당연히 업무 결과에 따른 승진과 보상이다. 그에 앞서 가족과 지인들의 격려와 응원인 것 같다. 기획한 제품이나 마케팅 활동에 대해 ‘잘한다’ ‘자랑스럽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하고 뿌듯하다.”

반대로 힘든 점이 있다면. 업무적인 고충도 있을 것 같다

“마케터뿐만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시기별로 슬럼프가 찾아온다. 그럴 때 나만의 해결 방법은 운동과 새로운 활동이다. ‘집밖순이’가 되는 건데,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슬럼프를 이겨내고 있다. 덕분에 안 해본 취미가 없을 정도다. 실제로 업무 스트레스 해소와 일상의 활력소를 얻기 위해 2년간 꾸준히 ‘풋살’을 하고 있다.”

마케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궁극적인 목표는 ‘신뢰’를 주는 마케터가 되는 것이다. 진행한 프로젝트나 캠페인을 성공시키면 그게 업무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는 것 같다. 다른 마케터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업계에서 최고의 마케터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마케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마케팅 실무자들이 모이는 대외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대학생들이 마케팅 실무자 모임에 나와서 놀랄 때가 있다. 그런 대학생 친구들을 만나면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얘기해 준다. 실제로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트렌드도 많이 알아야 되고, 어떤 활동이든 다양하게 경험하면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원하는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경쟁사 동향까지 알고 있다면 입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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