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장예림 대학생 기자] ‘애플’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한 입 베어 문 사과 로고와 스티브 잡스, 혹은 트렌디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떠오를 것이다. 애플 외에도 여러 브랜드들은 모두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이미지는 계란 껍질과도 같아서 올곧게 세우기도 어려울뿐더러 깨지기도 쉽다.
그만큼 브랜드의 이미지를 잘 만들고 오래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2020년은 바야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 지금도 곳곳에서 떠오르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치열한 자본 시장에서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명확히 새기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 노력들 중심에 브랜드의 첫인상부터 마지막 여운까지 관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브랜드 디자이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킥고잉’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최고(29) 씨를 8월 13일 서울시 강남구 킥고잉 사무실에서 만났다.
△회의실 벽면, 자신이 제작한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고 브랜드 디자이너. (사진 제공=킥고잉)
브랜드 디자이너란? 브랜드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대내외적으로 적용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기존에 있는 브랜드가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당하므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킥고잉 브랜드 디자인 팀 인원수 6명 (2020년 9월기준) 채용계획 상시채용 채용인원 연간1~2명 채용 채용 프로세스 'recruit@kickgoing.io'로 지원서 제출 (이력사항, 포트폴리오, 자소서 포함, pdf형식), 2차 면접 킥고잉 브랜드 디자이너 인재상 기획력, 소통과 협력, 회사에 대한 애정도 |
기업의 이미지 형성은 ‘사내 비전 메이킹’에서부터
브랜드 디자이너의 주 업무는 회사 외부로 회사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다. 메인 로고 제작, 이벤트 기획, 제품 디자인 등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또 있다고 하는데, 바로 회사 내부 직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최고 씨는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임직원분들이 계속해서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내부적으로 즐거움을 공유하면서 발전해갈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다. 사실 그것부터가 브랜드 디자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 직원들에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상기시키고, 의욕을 돋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최근 최고 브랜드 디자이너가 고려한 방식은 회사 내부에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줄 포스터와 굿즈를 제작하는 것이다.
그의 말에 걸맞게 인터뷰를 진행한 회의실 곳곳에도 킥고잉만의 비전을 담은 포스터와 인포그래픽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에서도 직원들이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그의 말대로 진한 초록 배경에 역동적인 문체로 쓰인 글귀들은 킥고잉의 젊음과 열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스타트업 브랜드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올해로 입사 1년 차가 채 되지 않은 브랜드 디자이너 최고 씨이지만, 그는 사내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킥고잉’의 브랜드 메인 문구인 ‘21세기 축지법’을 만들고, ‘킥세권’이라는 용어를 세상에 내 놓은 장본인이 그이기 때문이다. 현재 ‘킥세권’(킥보드+역세권의 신조어)이라는 용어는 상표권 등록까지 돼 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최고 브랜드 디자이너. 그가 스타트업을 고집한 이유는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간단한 이유에서 출발했다.
최고 씨는 “제가 입사한 때가 디자인계에서 스타트업이 붐인 시기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서비스라면 더 재밌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크게 들어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사 전 다른 기업의 제품 디자이너로도 근무했다는 그는 긴 출퇴근 시간이 늘 고민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전동킥보드 ‘킥고잉’의 취지와 방향성에 매료되 입사를 최종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후 회사의 전동 킥보드를 무제한 탈 수 있다는 점과 도서비 지원을 받아 읽고 싶은 책을 무한정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고 덧붙였다.
“‘나’라는 브랜드를 잘 만들어가는 것부터 시작”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는 무엇일까. 그는 “넓은 관점으로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상생활 속에서의 사소하고 지루해 보이는 무엇이라도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기록해 나가다 보면 그 자체가 기획이 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덧붙여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기 위해 거창한 무언가를 고민하기보다 ‘나’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잘 만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하고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실제로 회사 외적으로도 개인 일러스트 작업 계정을 따로 운영해 꾸준히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만의 세계를 구축해 브랜딩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에게 그는 “공모전만을 위한 공모전은 하지말라”며 “소비자와 기업에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제시해야 할 차기 브랜드 디자이너는 본인의 색깔을 잃어버려선 안 된다. 정량적인 활동 이력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보여주기 식인 것들보다는 본인의 색깔이 무엇인지, 내가 지닌 강점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시절 마이너적인 기질이 유독 강했다는 최고 브랜드 디자이너. 그는 오히려 그런 외곬의 고집이 현재 자신의 색을 만들었다고 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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