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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체온 높으면 자동 탈락”… 9-10월 공무원·대기업 대면면접 시즌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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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채용 줄었는데… 체온 높으면 면접 자동 탈락

- 공무원·대기업 9~10월 대면면접 잇따라 예정… 경기도, 확진자 면접참여 불가

- 외부에서 들어올 경우 체온 측정 20~30분 유예 시간 줘야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요새 저 같은 취업준비생들이 면접 일주일 전부터 꼭 하는 게 있어요. 바로 체온 재는 거예요. 주변에서 체온이 높아서 면접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일주일 동안 계속 몸 관리를 하고 있어요. 또 면접 당일에는 미리 근처 커피숍에 가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차가운 음료를 마셔서 몸을 식혀야 하죠.”

9월 대기업 하반기 공채시즌이 다가오지만 구직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기업 채용이 쪼그라든 데 이어 어렵게 면접기회를 얻어도 이마저 박탈당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는 것이다. 



△ 8월 27일 서울 신촌의 한 대학 캠퍼스. 9월 하반기 대기업 공채시즌을 앞두고 예년대로라면 대기업 채용공고 

현수막으로 가득할 캠퍼스가 텅 비어있다. 사진=이도희 기자


기업 본사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건물이 셧다운 되거나 면접장 입구에서 체온이 기준 이상으로 측정되어 아예 입장이 불가능한 경우 등의 이유에서다. 

이달 15일 진행된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입직원 채용 필기전형 응시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21일 주택금융공사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확진자는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20대로 19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달 26일 서울시 비롯… 10월까지 국가직·지방직 공무원 면접 줄줄이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공무원 채용 담당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두 달 전, 필기시험이라는 큰 산을 넘은 데 이어 이번에는 면접시험을 앞두고 있어서다. 특히 필기시험과 달리 면접은 서로간의 대화가 불가피해 이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10월 22일부터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이 면접에 돌입한다. 면접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과천분원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두 곳으로 나눠 실시한다. 혁신처는 지원자가 한 공간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순번을 나눠 순차적으로 면접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원자별로 조와 순번을 합격자 개인에게 발송해 지원자 밀집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이달 26일 지방공무원 채용 면접을 시작했다. 면접은 다음달 15일까지 이어진다. 시는 코로나19 대비책으로 시험자 간 안전거리 확보, 마스크 착용, 출입 전 체온 측정 등을 내놓았다. 



경기도는 10월 면접을 앞두고 있다. 도는 코로나19 확진환자에게 면접시험 응시 기회를 주지 않기로 했다. 자가격리자는 별도의 격리면접실에서 영상면접을 실시한다. 면접 때도 신분확인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지방직 면접시험을 앞두고 면접 일정을 변경했다. 밀집 인원을 실내 50인, 실외 100인으로 최소화해 면접 조를 재편성했다. 

소방공무원 채용 일정도 변경됐다. 해당 시험을 주관하는 중앙소방학교는 서울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해당 지역 거주자에 한해 8월에 예정된 체력검사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대상자는 전체 1814명 중 716명이다. 소방학교는 이달 초 체력검사 일정을  한 차례 변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체력검사 장소 섭외에 난항을 겪으면서다.



△ 올 5월 SK그룹이 서울 성북구 서경대와 광진구 세종대에서 2020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인 종합역량검사(SKCT)를 실시했다. 안전요원들이 서경대에서 방역복을 입은 채 응시생들의 체온측정과 손 소독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DB

체온 37.5도 넘자 “집에 가라”

9월은 대기업 공채시즌이기도 해 더욱 구직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면접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면접 기회를 아예 박탈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구직자는 취업 커뮤니티에 ‘체온 때문에 면접도 못보고 귀가조치를 받았다’며 속상해했다. 이 구직자는 “원래 체온이 높은 편인데 면접 당일 시험장 입구에서 37.5도 이상이 나오자 바로 ‘그냥 돌아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면접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억울하다”고 말했다.

다른 구직자들도 댓글로 ‘일괄적인 조치는 부당하다’ ‘코로나 때문에 취업문도 좁아졌는데 면접기회까지 뺏기는 건 너무하다’며 동의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되면서 구직자들은 면접의 필수 과정으로 여겨지던 면접스터디도 포기하고 있다. 면접스터디는 보통 스터디룸이나 커피숍 등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명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 스터디카페 자료사진. 사진=한국경제DB


서울 종로의 한 취업스터디 카페 대표는 “원래 1년 중 대기업 채용이 가장 활발한 때가 9월 하반기 공채시즌인데 수시채용 전환에 이어 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취업시장이 암담하다”며 “카페 이용문의도 작년 대비 20%정도밖에 안되는데다 감염 위험도 커서 9월이 이른바 ‘대목’임에도 한 달 간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집단면접을 아예 없애는 곳도 있다. 인천 경인교대는 기존에 수시면접을 개인면접과 집단면접으로 양분화 했으나 2021학년도에는 집단면접을 폐지했다.

하지만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을 이유로 지원자를 곧바로 탈락시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체온은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기 때문에 각 기업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열 기준은 37.5도 이상이지만 요즘처럼 한낮 더위가 30도 이상이 지속되고 체질상 열이 많은 사람은 기본 체온이 높을수밖에 없다”며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올 경우 20~30분 정도 대기했다가 측정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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