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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답이다] ④왜 나한테 이런 걸 물어볼까?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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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왜 나한테 이런 걸 물어볼까? 면접관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주인공들의 몸이 바뀌는 영화 ‘너의 이름은’ 캡처.

[한경 잡앤조이=박진영 아나스타 아카데미 대표]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보는 게 지긋지긋할 때면, 머릿속으로 면접관이 되는 상상을 해보자. 기분이 어떤가. 내 마음대로 사람을 뽑고 떨어뜨리고 할 수 있어 유쾌한가? 천만에. 몇 백, 몇 천 장씩 쏟아져 들어오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한 땀 한 땀 읽으며 비슷한 키의 도토리들 중 어떤 도토리가 그나마 좀 토실토실한 도토리인가를 걸러내고, 모두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 스타일에 똑같은 대답을 하는 면접자들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눈에 띄는 지원자를 후배로 골라내야 하는 심사위원들도 삶이 고단하긴 마찬가지다.

피곤한 심사위원들에게 ‘픽(pick)’ 당하려면, 늘 강조하지만 나만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든 면접이든 마찬가지다. 지난 회차에 이어서 이번에도 지원자들이 가장 애먹는, 하지만 가장 단골로 나오는 자기소개서와 면접 항목을 짚어보려고 한다. 단, 이번에는 지원자 여러분이 ‘심사위원’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질문을 마주해보자. 그러면 왜 면접이나 자기소개서를 통해 이런 것들을 물어보는지 조금은 감이 잡힐 것이다.

1. 성장과정 

한 기업의 홍보팀에 지원한 두 지원자의 답변 예시다.  

A: 저는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1남 1녀의 장남으로 자랐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절대로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어릴 적부터 저에게 강조하셨고 항상 검소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또한 어머니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저의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남을 배려하는 온화한 성품으로 자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성품 덕분에 어릴 적부터 친구들이 많아 반장을 도맡아했습니다. 저는 남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며 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늘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직원이 되겠습니다.

B: 저는 500m의 하굣길에 1시간이 걸리는 어린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오지랖’이 너무 넓었기 때문입니다. 집에 오는 동안 동네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친구네 가게에 들러서 친구 어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세탁소 어르신과 오늘 하루 일과가 어땠는지 주고받고, 하도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동네에서는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협업하는 홍보팀의 업무야말로 저에게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밝은 기운으로 소통하며 즐겁게 일하겠습니다.

많은 기업의 자기소개서 1번 항목이다. 기업은 지원자에게 이걸 왜 물어볼까? 지원자의 생활 수준을 알고 싶어서? 어떤 부모를 등에 업고 있는지 궁금해서? 아니다. 이 회사에 들어와 같은 조직원이 될 이 지원자가,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회사 생활과 업무를 이끌어나갈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A의 대답에서는 ‘나’의 가치관과 평소 성격이 어떤지를 알려주기보다는 구구절절 가족부터 소개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기업은 지원자의 아버지가 엄한지 어머니가 자상한지 궁금하지 않다. 다만 과연 이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그리고 지원한 업무에 알맞은 사람인지 서면으로라도 먼저 엿보고 싶은 것이다. 그에 반해 B는 아주 특별한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자신이 왜 홍보팀에 어울리는 인물인지 어릴 적부터 자신의 성격에 대해 짧은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홍보팀이라는 직무 특성상 외향적이고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사람의 업무 효율이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만큼, A보다는 B가 심사위원에게 더 좋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2. 10년 후 당신의 모습은? 입사 후 포부가 무엇인가?

LG전자 마케팅팀에 지원한 두 지원자의 예시 답변을 보자. 

A: 저는 10년 후 LG전자의 마케팅 부서의 과장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선배들의 신뢰를 받고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실무자가 되어있을 것이며, 추후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업무 성과를 높이겠습니다. 10년 후에는 저 역시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는 가장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제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일에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구성원이 되겠습니다. 

B: 요즘 마케팅 제일 잘하는 기업은 뭐니뭐니해도 LG전자야. 10년 후에 저는 마케팅부문 선임이 되어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뿌듯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10년 동안 마케팅 실무를 진행하며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아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 늘 퇴근 후에 공부를 하는 노력파 직원이라는 평을 받을 것입니다. LG의 마케팅사례가 전 세계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LG의 인재상에 ‘꿈과 열정을 가지고 세계최고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선두가 될 수 있도록 입사 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지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질문 중 하나다. 당장 나는 내일 내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르겠는데 10년 후 나의 모습을 말해보라고? 그걸 알면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게? 반발심이 가장 강하게 드는 항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역시 역지사지, 바꿔서 생각해보자. 내가 면접관이다. 이 지원자가 과연 여기 들어와서 회사를 함께 키워갈 수 있는 동지가 될 것인가? 이 친구가 단순히 일자리가 필요해서 여기에 온 걸까, 아니면 진짜 말 그대로 성장하기 위한 ‘계획이 있어서’ 이 회사에 지원한 걸까. 당연히 회사에서는 후자의 진심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 우리 회사에서 어떤 비전을 갖고 일할 것인지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간단하다. 이 항목을 통해 그걸 보여주는 것이다. 일단 회사 입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을지 부터 생각해보자. 자신의 안위와 앞날만을 고려하는 A와, 자신의 노력을 통해 회사의 앞날과 비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 B. 회사 입장에서는 B가 예쁠 수밖에 없다.

존 고든의 에너지 버스라는 책에 나오는 일화다. 린든 존슨 대통령이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방문했을 때 일을 매우 즐겁게 하는 청소부를 마주쳤다. 바닥을 닦으면서 신나게 일하고 있는 그를 보며 존슨 대통령은 이렇게 자기 일에 긍지를 갖고 일하는 청소부를 처음 본다며 칭찬을 했다. 그때 청소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는 단순한 청소부가 아닙니다. 인간이 달에 가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우리는 회사에 지원하는 순간부터 이 청소부처럼 회사와 영혼을 공유해야 한다.(어려운 일이다.) 회사가 미래에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는지 공유하고, 회사와 나의 비전을 일치시키면 답은 저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내가 회사라면,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왜 이런 질문을 던졌을 것이며 어떤 답변을 듣고 싶을까.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 회사가 듣고 싶을 만한 이야기를 달콤하게 풀어보자.

박진영 아나스타 아나운서 아카데미 대표 (anastarmc@naver.com)

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돗자리 깔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면접 예상문제 적중률이 높다.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정답에 가까운 면접 답변을 만들어낸다. 2014년부터 서울경제TV, 머니투데이방송 등 여러 채널에서 경제방송을 진행했다. 카메라테스트 전패의 역사를 딛고 방송국 메인 앵커를 거쳐 아나운서 아카데미 대표가 된 케이스로 타고난 재능보다는 노력파라고 자부한다. 맨땅에 헤딩하며 방황하던 시절을 다른 준비생들은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아나운서를 양성하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준비생들의 멘탈 관리, 자존감 높여주기. 주로 하는 말은 ‘나도 했는데, 당연히 너는 더 잘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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