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 김지민 기자/이예림 대학생 기자]#. 오전 8시 45분. 주식 개장 15분 전, 알람에 맞춰 부리나케 일어난다. 드디어 9시. 주식이 개장됐다. 곧바로 어제 미리 봐둔 종목의 등락을 확인하려는 찰나, 화면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급등 종목이 눈에 밟힌다. 하지만 단타(짧은 시간 안에 시세 차익을 노리는 매매 형태를 뜻함) 인생에 그리 많은 시간은 없다. 본격적으로 주문(매수)을 시작하기 전, 혹시 새로운 악재가 터지진 않았는지 기업의 재무제표(기업의 재무 현황을 기록한 문서)나 공시(기업의 실적이나 소식 등을 공식적으로 알려주는 것)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오후 1시. 6%의 수익을 냈다. 어제 잃은 8%를 조금은 메꿀 수 있을 것 같다. 미리 봐 둔 종목의 거래는 끝났지만 개미(소액·개인 투자자)의 단타는 호가 창(주식의 거래량, 등락 등을 보여주는 창)에서 한 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다.주식 투자 경력 3개월 차인 대학생 이개미(가명·23세) 씨의 일상이다. 지인의 자랑에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주식 투자가 어느새 그의 일상에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투자 초기 경험한 짜릿한 성공의 기억이 그를 주식 투자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개미 씨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를 하는 대학생들은 우리 주위에 생각보다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혹은 조직으로 모여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대학생들을 만나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주식 시장에서 ‘개미’는 소액 투자자, 개인 투자자를 뜻한다. (사진=이예림 대학생 기자)
“고3 졸업 이후 받은 장학금 400만원이 주식 투자의 시작이었어요” 주식 투자 경력 6년 차 이감자(가명·26세) 씨
주식 투자 경력이 얼마나 되나“고3 졸업 이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6년 정도 됐다.”
처음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쉽게 말해 육체적인 노동을 안 하고 돈을 버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주식이라는 것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다.”
초기 투자 자본금의 규모는 어떻게 됐나. 아무래도 일정 수익이 없는 새내기 때 초기 자본금을 얻은 경로가 궁금하다“고 3 졸업 이후 장학금 400여만 원을 받았다. 이 돈을 다른 곳에도 쓸 수 있었겠지만, 돈을 더 크게 불리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사실 공짜 돈이라는 생각에 적게 잃나 크게 잃나 그게 그거란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무엇보다 오만한 발언이지만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땐 크게 잃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웃음)”
실제 주식 투자 과정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주식을 매도하기 전 인과 관계에 따라 관심 종목을 설정한다. 보통 테마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주로 새 학기에는 모두가 새로운 마음으로 학기를 시작하기 위해 학용품을 많이 산다. 이에 따라 새 학기에는 문구 관련 주식이 오른다. 실제 이런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시사 뉴스를 많이 챙겨본다. 사회 이슈나 정책에 따른 주가의 변동을 예측하여 관련 주를 매수한다.”
주식 투자를 하며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다면“2017년 초 당시 한 의료 기업이 인공 관절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서둘러 많은 양의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의료기기 FDA 허가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동시에 불황까지 겹치며 거래 정지까지 갔다. 당시 친한 지인들은 이 주식이 뜨려면 전 세계 사람들을 앉은뱅이로 만들어야 한다고 놀리기도 했었다. 거래정지가 풀린 직후 3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절망과 기쁨을 몇 주 사이에 동시에 안겨줬던 잊을 수 없는 종목이다.”
처음 주식 투자를 시도하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여러분의 소중한 첫 자본금을 쉽게 잃지 않으려면 모의 투자부터 하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주식 관련 강의나 책들도 도움이 되지만 중요한건 실전이다. 모의 투자로 본인만의 공식을 찾고 투자관을 확립해야 실제 투자에서도 본인의 소중한 돈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대학생. (사진=이예림 대학생 기자)
주식 투자를 넘어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고려대 가치투자 동아리 ‘KUVIC(큐빅)’제1회 SOKHA 리서치 대회 (고려대 주최) 우승팀 고려대 가치투자 동아리 ‘KUVIC(큐빅)’의 32기 회장 박수연(고려대 과정교육학과·26) 씨를 7일 고려대 안암 캠퍼스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실제 주식 투자가 이뤄지기까지의 과정과 31기부터 동아리 활동을 하며 느껴온 주식 투자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들어봤다.△지난해 11월 고려대 가치 투자 동아리 ‘KUVIC(큐빅)은 제 2회 SOKHA 리서치 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박수연 KUVIC 32기 회장)고려대 가치 투자 동아리 KUVIC(큐빅)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KUVIC(큐빅)은 주식 투자 학회인 동시에 가치 투자 학회이다. 가치 투자란 넓은 의미에서 주식의 가치는 기업의 가치에 수렴한다는 전제 하에 기업의 내재된 가치를 판단해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좁은 의미로는 오랫동안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입 후 주가가 과대평가 됐을 때 매도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좋은 주식을 싼 값에 사서 제값 이상으로 오를 때 파는 것이다.(웃음)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투자 기준이 중요한데, 동아리 활동을 통해 그 투자관을 확립하는 연습을 한다.”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나“동아리는 총 1년 단위로 운영된다. 처음 1학기 활동하는 학생들은 주니어로, 주식 투자 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주식 관련 독서 활동 하거나 기초적인 산업·기업 분석을 배운다. 이후에는 주가가 오를 것 같은 기업을 선정하고 그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벨류에이션까지 교육받게 된다. 2학기 째 활동하는 시니어 친구들은 이전에 배웠던 내용을 기반으로 벨류에이션을 실제 실행함으로써 주가를 측정한다.”주식 투자를 위한 자금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궁금하다 “학생들이 자본금을 확보하는 경로는 다양하다. 실제 저축해둔 돈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대출 받아서 하는 학생도 있다. 우리끼리는 ‘레버리지를 땡긴다’고 표현한다. 꼭 자본금의 단위가 크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금액으로 충분히 주식을 시작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동아리에 가입한 이유가 궁금하다. 원래부터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었나“원래는 주식 투자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주식 투자보다는 기업 분석이나 기업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 아무래도 기업 분석을 통해 각각의 기업들만의 장점을 파악하고 최근의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트렌드를 아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작년 11월 개최됐던 고려대는 제 2회 SOKHA 리서치 대회 현장. (사진제공=박수연 씨)주식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 중에는 주식 투자를 단순 투기로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사실 가지투자가 지향하는 것은 그런 투기나 단타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주식의 내재적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산업의 변화, 기업의 장점이나 기술 등을 종합해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단순히 ‘주식 투자로 한 탕 하겠다’ 이렇게만 생각하긴 어렵다.”주식 투자의 매력은 무엇인가“우선, 일반 직장인이 벌 수 있는 한정된 금액에서 벗어나 수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재정적인 면이 큰 것 같다. 특히 내가 오른다고 생각한 것이 실제로 올랐을 때의 쾌감은 정말 이루 말 할 수 없다.”처음 주식 투자를 시도하려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조언해준다면“최근에는 은행에 가지 않고도 비대면 계좌로 주식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등 주식 투자가 전보다 편해졌다. 또한 많은 자본금을 들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돈을 잘 배분해 한 주씩 사서 내가 생각한 주식이 정말 오르는지 판단하는 연습을 하고, 그 후에 금액을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계속 오르고 있는 주식을 사는 게 아무래도 잃을 가능성이 적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주식을 매도하기 전 기본적으로 해당 산업 군이나 기업에 대해 사업 보고서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전자공시 시스템 ‘다트’ 홈페이지가 여러 정보를 확인하기 유용하다.주식은 ‘꽁짜 돈’이 아니다.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듯, 주식 투자도 부지런해야 한다. 시사 뉴스를 찾아보고, 공시 지표를 눈여겨보며 때로는 주식 투자 관련 교육을 받는다. 대학생 ‘개미’가 주식 시장에서 ‘존버’하는 법은 결국 오늘도 열심히 먹이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min503@hankyung.com<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