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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캠프 갔다가 펑펑 울었죠"…순수 봉사 강조하는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 ‘KU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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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박장은 기자] 봉사는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과정이 아니다. 이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방향성과 가치를 고려하는 것이다. 쌍방향적 봉사를 통해 조금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이 시대의 청년들,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 'KUSSO'를 만나봤다.



△지난해 11월 28일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삼양수당패컬티하우스에서 진행된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 KUSSO의 

10주년 기념식 모습. (사진 제공=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이하 KUSSO) 단원 이현승(고려대 영어영문학 3) 씨는 가장 뿌듯했던 봉사 경험을 소개했다. 이 씨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로 봉사를 나갔다가 한 학생을 만나 진학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이후 다시 연락이 닿았을 때, 카메라에 관심이 많던 그 친구는 관련 학과로 진학했고, 단편영화상까지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KUSSO 단장인 어도선 씨는 '봉사란 남을 통해 자신을 배우는 과정'이라 소개했다. 어 단장은 "봉사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소외당한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면서 "봉사자와 순수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에 깊이 있는 만남이 가능하며, 자신에 대해 몰랐던 것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교육 봉사를 진행하는 이현승(고려대 영어영문학 3) 9기 단원. (사진 제공=이현승 씨)

편견을 물리쳐, 더 큰 세상을 만나다

시각적인 것으로만 상대를 평가할 때, 우리는 편견의 세계에 갇힌다. 이를 허물게 된 계기로, 이현승 씨는 한 일화를 소개했다. "처음 노숙자를 위한 봉사를 나갔을 때 다가가기 어려웠다. 수염이 덥수룩한 노숙자를 보면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보이는 것으로만 그들을 판단했다"고 밝히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각자의 상황이 있었다. 그때 나의 잘못된 편견이 깨졌다"고 말했다.

편견에 갇히면 진정한 봉사는 이루어질 수 없다. 11기 단원인 한예림(고려대 글로벌경영학 3) 씨는 "봉사를 하는 사람과 이를 통해 도움받는 사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멘토링을 하면서 느꼈던 점은, 상대마다 조심해야 할 부분과 말해야 할 부분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앞으로도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봉사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 중인 한예림(고려대 글로벌경영학 3) 11기 단원. (사진 제공=한예림 씨)

봉사는 선입견을 넘어 평등한 관점을 만든다. 봉사가 복지 영역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영역에서 효과를 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어 단장은 “멀리하고 싶은 사람들이지만, 손을 내밀기 시작했을 때 사고와 정서적 체계의 유연성을 경험할 수 있다. 봉사의 마지막 과정에서 상대방을 포용할 때 우리는 더 많은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진행된 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 11기 발대식 모습. (사진 제공=고려대학교 사회봉사단)







DIY 봉사, 선순환을 이끈다

KUSSO는 단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안에서 실패들이 발생하지만, 이를 통해 배우며 성장한다. 김지현(고려대 간호학 4) 씨는 "KUSSO는 관련 기관과 접촉하고 기획안을 작성해 프로그램을 만들어 간다. 장기 프로그램의 경우 몇 년에 걸쳐 활동할 수 있다"면서 봉사단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단원들은 기획팀이 되어 봉사 활동을 기획하고, 일반 학우를 모집해 함께 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KUSSO는 지역 사회봉사와 사회적 이슈 봉사, 국외 봉사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봉사와 학교 살리기, 아랄 해 환경생태보건 콘퍼런스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은 봉사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혜택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10년, 20년에 걸치더라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들의 봉사 활동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KUSSO와 병동 봉사 연계를 맺고 있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의 사회사업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소아 병동 환우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프로그램을 향한 환우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행복 노인주간 보호센터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권정미 씨의 의견도 같았다. "학생들이 봉사하러 오면 매니큐어 칠하기 같이 필요한 서비스를 한다. 노인분 들이 손자, 손녀뻘의 대학생들과 하루를 보내는 게 정서적인 도움이 커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아랄 해 환경생태보건 봉사 중인 10기 단원 김지현(고려대 간호학 4) 씨. 아랄 해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있는 호수로, 현재는 환경오염 때문에 규모가 상당히 작아졌다. (사진 제공=김지현 씨)







선한 봉사와 선한 인재

KUSSO는 순수 봉사를 강조한다. 김지현 씨는 "2017년 강원도 태백의 태백중학교로 캠프를 갔다가 학생과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질 때 펑펑 울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식 단원이 된 덕에, 다시 만나러 오겠다는 학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이렇게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봉사가 진짜 봉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즈베키스탄 콘퍼런스 중인 10기 단원 김지현(고려대 간호학 4) 씨. (사진 제공=김지현 씨)

KUSSO의 목적은 도덕적 인간, 선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있다. 어 단장은 "사회적 관심과 존중심을 갖춘 도덕적 인재가 필요하다. 건강하지 않은 사회는 사람들의 도덕적 기준 자체가 허물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병리적 현상에서, 우리는 적극적 의미의 선을 실천하고자 한다. 건강한 인성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KUSSO는 봉사를 실천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예림 씨는 "비교적 쉽게 해볼 수 있는 봉사 활동도 있는데, 하나씩 하다 보면 고차원적인 봉사도 할 수 있게 된다. 기초적인 것부터 이뤄나가면 더 많은 봉사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어 단장은 "봉사는 순수해야 한다. 그 과정 안에 배움이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시도해보고 가장 멋진 자기 자신을 만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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