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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가며 게임했더니 이 직업 갖게 됐죠" 박지선 e스포츠 게임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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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직업의 세계] 박지선 스포티비 게임즈 통역사 
<p >[캠퍼스 잡앤조이=김정민 인턴기자]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지난 11월 3일 막을 내렸다. 롤드컵은 전 세계인으로부터 각광 받을 만큼 대규모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롤드컵을 시청하는 팬들 수 또한 억 단위로 추정 되는데, 이 가운데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MVP 인터뷰 동시통역을 맡아 e스포츠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이가 있다. 바로 스포티비게임즈 박지선(24) 통역사다. 박 씨는 통역 외에도 대중들에게 ‘박지선 씨리즈’, ‘솔로 해적 방송‘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며, 자신의 스팩트럼을 계속해서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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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p >현재 스포티비게임즈 소속인 박지선 통역사다. 분야는 e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프로 스포츠처럼 정규리그가 운영되면서 선수들간 경쟁하는 체계라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한국이 종주국인 것도 있고, 정규시즌에 대한 해외 팬들의 수요도 많아 국제전에서는 통역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그 부분을 내가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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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e스포츠 경기 중 가장 규모있는 대회는 무엇인가.
<p >지난 11월에 끝난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이다. 한국팬 분들은 롤드컵이라고 많이 부르신다. 1년에 한번씩 9월 말이나 10월 초부터 열리는데 각 지역마다 20팀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해 단 한 팀만이 우승하게 되는 토너먼트 식 경기다. 애초에 지역마다 가장 실력 있는 선수들을 선발해 경쟁하는 대회라 경기 수준도 높고, 규모도 굉장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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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018 롤드컵 통역사로 참여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p >롤드컵이 정말 길게 진행되는데 이번에 다행히도 한국에서 개최를 해 학업과 병행하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덕분에 편안하고 용이한 일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진행이 된다 해도 한 달 정도의 출장을 감수할 만큼 이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대회가 잘 마무리 된 것 같아 기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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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올해는 통역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지 않았나.
<p >원래는 통역을 중심으로 했는데 올해 좋은 기회가 와서 인터뷰까지 맡게 됐다. 또 ‘박지선 씨리즈’라고 Vlog 영상으로 출연했는데 현지에서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를 단순히 영상으로 담아낸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추가적으로 엄청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즐겁게 참여한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최우선순위는 언제나 통역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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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e스포츠 통역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p >게임 유저로서 게임을 많이 좋아했는데 밤을 새가면서 게임을 하고, 리그전을 반복해서 시청하다 보니 문득 e스포츠 산업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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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통역사가 되기까지 과정은 어땠나.
<p >작년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대학생 기자단 5기로 뽑혀 6개월간 활동하게 됐었다. 3개월이 지나면 상반기 우수 활동자를 데리고 상하이에서 개최하는 국제전을 데려가는 혜택이 있었는데 내가 뽑히지 않았다. 그래서 너무 아쉬운 마음에 담당자 분께 ‘제가 숙박이나 비행기는 다 감수 할 수 있는데 경기 초대권만 받아서 구경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그들과 함께 가게 됐다. 그 때 출장으로 온 팀 중 한 분이 인사를 하러 오셨는데 그 분이 교포셨다. 그는 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영어 하는 것을 알게 됐고, 이후 급하게 통역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를 통역사로 부르게 됐다. 그 모습을 본 PD님으로부터 스포티비게임즈 통역사 모집 공고를 접하게 됐고, 나는 바로 지원해서 정식적인 전형을 거쳐 이 자리에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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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스포티비게임즈 통역사 박지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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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프리랜서로 활동하는데 힘든점은 없나. 
<p >아무래도 항상 ‘과연 내가 다음 시즌에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슴 한 켠에 갖고 있다. 나는 이 상황에서 나의 능력치를 키우는 것 밖에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잘하고 있으면 또 기회가 올 것이고, 기회가 안 온다는 것은 내가 맡은 바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좀 더 열심히 하면 충분히 그 역할에 적합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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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영어실력은 어떻게 키우게 됐나.
<p >나는 다섯 살 때부터 여름방학 시기가 오면 미국에서 하는 썸머스쿨을 다녔다. 이모네 가족 모두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곳에 지내면서 학교를 다니고 친구랑 사귀고하니 자연스럽게 영어실력이 늘었다. 낯선 환경에 혼자 남겨지니까 생존본능으로 더 빨리 배운 것 같다. 중학생 때부터는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영어 학원도 다니고 인증 시험을 치르면서 계속해서 영어와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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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통역 실력을 쌓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p >작년 롤드컵에서 처음 MVP 인터뷰를 맡았을 때 동시통역을 전문적으로 자각하지 못한 채 투입이 됐었다. 스스로도 인터뷰를 너무 망치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말 미숙했고, 잦은 실수에 심각성을 체감했다. 그래서 통역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한국외대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통번역 정규수업을 듣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킬도 생기고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익히면서 통역의 기초를 다지게 된 계기가 됐다. 수업 막바지 쯤에 썸머 챌린지 리그가 개막을 했었는데 그때 내 진행에 대해 사람들이 전보다 훨씬 깔끔해졌다면서 실력이 향상돼서 왔다고 말씀해주셔서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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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통역 노하우가 있다면.
<p >질문지가 나오면 미리 어떤 답변이 나올지 가짓수를 예상해본다. 스스로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막상 생방송을 하라고 하면 잘 안 될 때도 많기 때문에 계속 곱씹으면서 받아쓰는 습관을 길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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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선수들과 교류가 있는 편인가.
<p >정규 시즌에는 교류가 많지는 않다. 그런데 통역 외에도 10문 10답이라고 선수 분들과 영어로 인터뷰하는 짤막한 예능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잠깐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또 올해 롤드컵에서 인터뷰를 많이 맡게 되면서 촬영 전에 경기 관련해서 소통을 많이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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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대중에게 노출되는 직업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p >사실 이 일을 시작했을 초반에는 목소리만 나왔다. 노출이 돼야지라는 생각보다 어떻게든 이 분야에서 일을 해야겠다는 의지만을 갖고 임했다. 롤드컵 때는 통역이 필수다 보니 해외 선수 인터뷰를 위해 자연스럽게 노출됐지만 실제로 완전히 드러내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개념에서 오히려 부담이 적었다. 나는 언제든지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할뿐이고, 그것이 재밌는 경험으로 이어져 즐기면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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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p >SKT1에 소속된 페이커 선수인데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만큼의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선수다. 그런데 14년도 말부터 의문이 생길만큼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에 주저하지 않고 점점 폼도 올라오면서 막바지에 압도적인 성적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드라마틱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때 이후로 팬으로서 더 호감을 갖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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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e스포츠 통역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p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들 보통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고 말하시는데 나는 여전히 흥미로운 장면이나 빅매치가 펼쳐질 때 퇴근 생각없이 팬의 마음으로 경기를 즐기게 된다.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았다는 것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욕심이 생겨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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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e스포츠 팬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인기를 체감하는지.
<p >인기라고 하기엔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 최근 롤드컵이 끝나고 나서 친구랑 강남역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 SNS 메신저를 통해 ‘타이밍이 맞지 않아 말을 못 걸었다’고 왔었다. 처음에는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솔직히 중계화면에 내가 노출 돼봐야 아주 짧게 나오는데 그 영상을 다시 보시는 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다. 나를 알아봐주시고 찾아주시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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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팬들과 소통은 하나.
<p >SNS를 통해 장문으로 정성 가득한 메시지나 제가 착용한 옷, 화장품에 대해 묻는 메세지에는 당연히 답변을 해드린다. 그런데 SNS를 자주 확인을 못해서 하루에 몰아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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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e스포츠 전망은 어떤가.
<p >전망은 밝다고 생각한다. 게임이랑 e스포츠 두 분야 모두 마이너스 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e스포츠는 전통적인 스포츠처럼 확고한 기반과 시스템을 구축한 안정화되기 이전의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발전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정말 많고, 특히 서양이나 중국에서 궁극적인 투자가 계속해서 들어오면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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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가장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p >게임 경기도 많이 모니터링 해야하고, 4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영어와 한국어의 빠른 전환은 물론 한국어 게임 용어, 영어 게임 용어들을 완벽하게 습득해야 한다. 게임용어들은 완전히 새로운 언어이기 때문에 그 네 개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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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p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에 좋은 일원이 되고 싶다. 굳이 어떤 것에 국한될 필요 없이 계속 이 분야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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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p >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계속해서 용기를 갖고 도전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놓친 것 같은 기회도 다시 시도해보고 어필을 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부정적인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지라도 항상 잃을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말고 나의 것으로 잡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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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kelly7795@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영상=김정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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