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55.91

  • 48.76
  • 1.95%
코스닥

678.19

  • 16.20
  • 2.33%
1/3

"촬영 전 유서 작성은 내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죠" 영정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홍산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이현정 대학생 기자] 자신의 생전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영정사진. 사진작가 홍산(24)은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다. 그는 ‘죽음’에 대해 열린 태도로 임하며 영정사진을 통해 사람들에게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영정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홍산

-사진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다. 그러다 사진 찍는 일에 매력을 느꼈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자연스럽게 사진작가가 된 것 같다.”

-사진작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사실 목표를 정해 놓고 틀에 맞춰 사는 성격은 아니다. 흘러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성격이다. 사진작가의 꿈도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흐름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왔다.”

-최근 SNS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좀 얼떨떨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진짜 잘해야 이 일을 오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콘텐츠가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라 걱정되면서도 긴장되는 부분이 많다. 뜨거운 관심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고 싶다. 무엇보다 시간을 내서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해주고 싶다.”



-영정사진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모여서 찍기로 결정했다. 잘 알던 동생이 갑작스런 사고사로 세상을 떠났고, 지인 중 몇 명이 다소 심각한 우울증으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 죽음은 아이러니하게도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가까이에 있기도 하다. 현대사회는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많지만,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터놓고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기엔 장애물이 너무나 많다. 나와 비슷한 나이에 예기치 못하게 죽은 사람의 장례식을 가면 영정사진은 늘 다른 사람에 의해 선택이 된다. 내가 만약 예기치 못하게 죽음을 맞이하였다면, ‘과연 저 사진을 골랐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마지막 모습으로 기억되는 영정사진 만큼은 내가 고르고 싶다는 생각에 영정사진을 찍게 됐다.”

-사진 찍기 전 유서를 적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사진을 찍으면 당황하는 분들이 많다. 영정사진인 만큼 자신을 되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글을 적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답이 나온다. 그래서 사진 찍기 전에 유서를 쓰도록 한다.”

-사진작가 홍산이 생각하는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

“물리적으로 숨통이 끊어지는 것만 죽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을 때도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왜 살아가야 하는지 사람들은 계속 고민을 한다고 생각한다.”



△영정사진을 찍기 전 작성하는 유서


-영정사진을 찍을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들에게 표정 디렉팅을 전혀 하지 않는다. ‘표정을 어떻게 지으세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온전한 자기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려는 편이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영정사진을 찍으러 오는 편인가.

“스브스뉴스 취재 후에 20대와 30대의 젊은 분들을 비롯해 10대 손님도 오는 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뚜렷하게 외모적으로 표현했던 고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겉으로 표현하면서 뚜렷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인상 깊었다.



△출처=서강대학교 동아리 ‘해프닝’

-사진작가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늘 도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성격이 활동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한 일을 좋아하는 편이라 사진작가라는 직업이 나와 잘 맞는다. 사진은 지금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에 되돌아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추억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항상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딜레마가 존재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 일을 하면서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도 해야 할 때가 있으며, 고정수입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앞으로 어떤 사진작가가 되고 싶나.

“나의 모토는 ‘나에게 부끄러운 짓을 하지 말자’다. 다른 사람에게 불쾌함을 주거나, 상처를 줄 수 있는 사진은 찍고 싶지 않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매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나의 역할은 사람들이 온전히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게도 가치 있고 내 사진을 찍는 분들도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

zinysoul@hankyung.com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