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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간 동안 중계한 적도 있어요" 채민준 스포츠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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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 = 강홍민 기자 / 박건영 대학생 기자] 유럽 챔피언스리그, 유로파 리그, 라리가, KBL···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캐스터의 역할이다. 어떤 캐스터가 중계하느냐에 따라 경기 관람의 퀄리티가 달라지기도 한다. 현재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SPOTV에서 UFC, NBA 및 뉴스 ‘스포츠타임’ 등을 진행 중인 채민준 캐스터(32)를 만나봤다. 



 ▲채민준 SPOTV 스포츠 캐스터

-전공(충남대 메카트로닉스공학과)과 전혀 무관한 스포츠 캐스터로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나?

처음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준비하다가 SPOTV에 입사하게 됐다. 경우는 적지만 스포츠 캐스터만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방송 종사자 중에 전공을 살린 사람은 적다. 대학생 때는 방송관련 전공을 해야 하는 줄 알고 언론정보학과로 전과하려고 하다가 성적미달로 전과에 실패하기도 했다. 막상 해보니 꼭 전공은 크게 의미 없더라. 무슨 일이든지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고 본다. 

-어떻게 준비했나?

원래 남들 앞에 서는 것 좋아했고, 군대에 있을 때 아나운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 후 복학을 하고 아나운서를 준비하는데 잘 안 되더라. 3학년 때 전과에 실패한 후 휴학하고 대외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4학년 2학기 때 아나운서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는데,  학교 다니면서 일주일에 2번 서울에 아나운서 과정 수업을 들으러 갔다.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는 발음과 발성, 뉴스 리딩 등을 배웠다.

-첫 중계는 어떤 경기였나?

2011년에 부산에서 KT팀의 KBL농구경기였다. 그 중계에 첫 투입됐는데, 부산 KT팀명을 부산 롯데라고 잘못 말했다. ‘앞으로는 중계석에 앉지 못 하겠구나’라고 생각 들어 쿼터가 끝날 때 마다 엎드려 있었다(웃음). 

-채민준 캐스터하면 스타크래프트Ⅱ를 많이 떠오른다. 프로리그가 사라진지 1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캐스터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아있나?

스타크래프트Ⅱ 중계를 3년 동안 진행했다. 그 3년간은 일하러 가는 느낌이 아니었다. 나  자신을 충전하러가는 시간과 같았다. 좋은 형, 동생을 만나서 즐겁게 일했다. 같이 했던 유대현, 고인규 해설과는 계속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저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프로리그 전에는 존재감이 많이 없었는데 스타2 중계를 하면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호흡이 잘 맞는 ‘유채꽃’ 멤버들을 만나서 많이 득을 보게 된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 SSL(SPOTV STARCRAFTⅡ LEAGUE)에서 ‘유채꽃’의 중계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마음은 크다. 여건이 되어야하는데 회사에서는 스포츠 쪽에 집중해주길 바라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해보고 싶다. 



▲ 재치있는 만담과 개그감으로 스타2 프로리그 팬들로부터 열성적인 지지를 얻었던 유채꽃 중계진

(출처 : 채민준 캐스터 SNS)

-가장 좋아했던 프로게이머는 누구였나?

스타 1에서는 조정현 선수와 임요환 선수를 좋아했다. 스타1의 게이머들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좋아한 것이다. 하지만 스타2는 일을 하면서 게이머들을 접했다. 게이머들이 모두 동생들이다 보니 한 명 한 명 모두 다 좋다.

-스포츠 캐스터는 업무 특성상 새벽이나 주말에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스포츠 방송이 다양하다 보니 일정치가 않다. 현재 SPOTV 아나운서 파트장을 맡고 있어 매주 금요일에 전체 파트원의 스케줄을 짠다. 다음 주에 어떤 콘텐츠가 있는지 본 후 캐스터들을 배정한다. 각 캐스터마다 주 종목이 있으므로 그 분야에 집중 배치시킨다. 파트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정을 수정해 주기도 한다. 제 경우엔 ‘스포츠 타임’과 UFC 진행이 고정적인 스케줄이다. 보통 캐스터들은 한 달 치 일정을 짤 수 가 없다. 경기 시간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경우, SBS가 어떤 경기를 중계할지 선택하느냐에 따라 SPOTV의 중계 일정도 달라진다. 따라서 주별로 일정을 짤 수밖에 없다. 



▲ UEFA 챔피언스리그 축구 중계석의 채민준 캐스터

-잘 알지 못하는 종목의 중계는 어떻게 준비하나?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새로운 종목을 접하게 되면 그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배들이 했던 이전 경기 중계를 찾아보는 것이다. 중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방송을 보고 경기 룰과 선수 조사를 한다. 최근에는 아이스하키 중계를 맡았는데, SBS의 방송중계를 찾아보고 당시 중계를 맡았던 아나운서에게 따로 연락해 팁을 얻기도 했다. 

-피디나 해설위원에게 받는 주문이 따로 있나?

피디들도 (담당 스포츠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선배 피디들이 진행자에게 하는 피드백은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멘트를 하는 게 좋다”, “화면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이다. 해설위원과는 사전에 의사소통을 많이 해두어야 한다. 만약 새벽 4시 중계 시작이라면, 2시부터 만나서 중계해야할 경기나 선수의 장단점에 대해 정보를 공유한다. 해설위원과 캐스터의 합이 잘 맞아야 방송이 잘 나온다.

-중계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은?

중계하면서 주의할 사항은 해설위원의 역할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전문적인 내용은 해설한테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캐스터가 시청자에게 알리고 싶은 정보는 해설이 설명하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 김병지 축구 해설위원(좌측)과 함께한 채민준 캐스터

-가장 오랜 시간 중계했던 경기는?

최장 시간은 스타크래프트2의 국제대회인 IEM(Intel Extreme Masters)중계였다. 13시간에서 16시간가량 중계했다. 평균적으로는 UFC 중계가 가장 길다. 언더카드부터 메인카드, ‘포스트 파이트 쇼’까지 약 7시간이 소요된다. UFC를 중계할 때는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한다. 물도 적당히 마셔야한다. 

-꽤 오랜 기간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중계를 해왔다. 가장 인상깊었던 매치업을 꼽는다면?

원래 (격투기를) 좋아했고, PRIDE와 UFC를 팬으로서 좋아했다. 인상 깊었던 경기로는 컵 스완슨 - 최두호(페더급), 정찬성 - 데니스 버뮤데즈(페더급)의 매치를 꼽고 싶다. 외국 선수들의 매치로는 에디 알바레즈와 저스틴 게이치(라이트급)의 경기가 인상 깊었다. 알바레즈는 언제나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또한 알바레즈가 'TUF(UFC의 격투기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코치로 출연해 공황장애에 걸린 참가자를 케어해주는 것을 보고 좋아하게 되었다. 자신이 코너 맥그리거에게 TKO로 완패 당했음에도 그것을 극복하고 다시 옥타곤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황장애가 발생한 팀원을 위로하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  



▲ 특별 해설위원으로 나선 UFC 라이트급 파이터 김동현(우측)과 채민준 캐스터

-팀장(파트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어떤 부분을 지시하나?

방송은 정답이 없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 얘기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라고 말한다. 무언가 작위적으로 하지 말라고 한다. 수동적으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캐스터로서 기본 자체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다. 시청자들은 경기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 캐스터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린다. 

인생은 실전이다. 개인적으론 ‘캐스터’라는 하고 싶은 일을 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출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도 있지만 일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 무언가를 도전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다. 하고 싶은 일은 도전하고 성취해야 한다.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도 본인이 책임져야하는 것이니까, 해보고 싶은 일은 해보고 살아야한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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