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국내 주요기업의 평균 토익점수 관문은 700점이다. 직무관련 자격증에 가점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 반면 직무와 무관한 어학연수나 봉사활동은 공식 가산점 항목에서 제외하는 추세였다.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올 3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이드북 ‘내일을 잡(JOB)자! 취업 내비게이션’을 발간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천영민 한국고용정보원 박사는 6월 9일, 청년희망재단 청년아카데미특강에 직접 참석해 가이드북에 실린 내용 중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통해 알아본 채용경향 및 취업노하우’를 소개했다. 매출액 상위 500위 기업 중 50개 기업을 선정해 일대일 심층면접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물이다.천 박사는 통계청 자문위원,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조사분석센터 센터장을 거쳐 현재 한국고용정보원 생애진로개발팀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명문대 위주의 채용설명회로는 공정한 도전 어렵다”천영민 박사는 “취업준비생이 기업의 채용정보를 알아볼 기회가 충분치 않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기업의 주요 채용 프로그램인 ‘채용설명회’ 동향을 분석한 소감이다.“500대 기업은 대부분 공채 직전 대학 등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전형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대개 서울의 일부 괜찮은 4년제 대학만 방문합니다. 지방도 소위 국립대라 하는 지방거점대 위주로 찾죠. 이런 시스템은 모든 취업준비생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습니다.”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50개 기업 중 60%가 해마다 설명회, 상담회 등의 채용행사를 열고 있었다. 하지만 행사장소가 서울 및 수도권의 상위 대학과 전국 주요대학에만 집중돼 있었다. 이런 한계로 인해 많은 구직자들은 취업컨설팅이라는 돌파구를 찾는다. 하지만 천 박사는 “취업컨설팅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인사담당자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만나본 인사담당자의 3분의 2가 지원자의 컨설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더라”며 “열심히 준비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디에선가 본 듯한 글과 말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객관적 역량이 뛰어난데 컨설팅을 받은 느낌이 강한 지원자의 경우 1차 면접 후 따로 표시해 임원이 2차 면접 때 평가하도록 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내일을 잡자! 취업내비게이션’ pdf파일 캡처.서류전형 합격키는 ‘모든 요소를 고르게 잘 하는 것’500대 기업의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전형 순이다. 이중 서류전형은 첫 관문인데다 평균 합격률도 10~30%로 낮아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천영민 박사는 서류전형 합격 포인트로 ‘한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잘 하는 것’을 꼽았다. 대부분 기업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의 최대한 많은 요소를 검토하더라는 것. 반면 글에 논리적 모순이 많거나 지원동기와 기업에 대한 관심 또는 이해도가 드러나지 않을 경우 불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류전형에서의 평가요소는 크게 직무적합성, 인성과 태도, 조직적합성, 기타 총 네 가지다. 각 평가요소를 판단하는 항목도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직무적합성은 학점, 자격증, 관련 교육 및 경험으로 평가한다. 인성과 태도는 인재상과 핵심가치 적합여부로, 조직적합성은 입사 지원동기와 업종에 대한 이해도, 자신의 미래에 관한 비전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단 서비스 업종은 학벌이나 토익은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다만 학점은 중요시했습니다. 자기소개서도 중요한 평가항목이었는데 객관적 스펙이 조금 낮아도 자기소개서의 입사의지가 높은 경우에 더 많이 기회를 줬습니다.” 필기시험의 핵심은 직무역량필기시험은 인적성검사, 논술시험 등 형태가 다양하다. 대부분은 상대평가제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인적성검사의 경우 인성은 적·부로, 적성은 등수로 당락을 결정했다. 인적성결과가 낮을 경우 자동탈락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 있고 면접 참고자료로만 사용하는 곳도 있다. 필기시험 평균 합격자 수는 최종 입사자의 2~4배수였다. 필기시험의 평가요소는 직무역량 및 직무적합성, 조직적합성, 인성 및 태도, 기업의 인재상, 필요한 지식 및 일반상식 순이다. 현대자동차 등 일부 기업은 한국사논술시험을 출제하는데 평가기준은 ‘올바른 역사관을 갖추고 있는지’였으며 합격율은 높은 편이었다.천영민 박사는 인적성검사 대비책으로“다양한 시사 및 상식에 관심을 갖고 응용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1차 면접은 ‘장점’, 2차 면접은 ‘단점’ 찾는 시험마지막 관문은 면접전형이다. 대개 1차 실무진면접과 2차 임원면접으로 나뉜다. 1차면접이 잘 하는 것을 끄집어내는 단계라면 2차면접은 단점을 찾아내는 시험이다. 여기에서 ‘단점이란 조직에 맞지 않는 요소’를 말한다는 게 천영민 박사의 설명이다.1차면접의 평균 합격률은 30~50%다. 1차 면접에서는 해당 직무의 과·차장급 실무책임자와 인사담당자가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면접방식은 크게 PT면접과 토론면접으로 나뉘는데 각각 사회이슈나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내용, 일상적인 뉴스 관련 과제를 던져준다. PT면접에서는 사업 이해도, 직무지식, 기획력, 발표력, 의사소통역량을 평가하며 토론면접에서는 토론 내용 외에도 표정, 말투 등 비언어적 행동을 모두 본다. 대인관계, 의사소통, 갈등해결능력, 조정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다.2차 임원면접은 직무 이해도와 관련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최근 조직적합성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취업 목표기업을 분명하게 설정해 맞춤식으로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면접의 평가요소는 업종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제조업은 설득력과 성장가능성을 중요시했고 금융 및 보험업은 협동심과 희생정신, 의사표현능력을 평가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리더십이, 건설업은 기획력과 진실성이, 전기 및 가스 등은 적응력이 중요 평가대상이었다.천영민 박사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채용의 핵심은 SNS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업이 자사 SNS계정을 통해 채용공고를 올리고 구직자 역시 자신의 SNS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SNS를 축으로 기업과 구직자가 서로의 세밀한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천 박사의 설명이다.아울러 천 박사는 “그런 의미에서 입사지원 전 기업의 SNS를 잘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SNS에는 기업 홈페이지에 없는 소소한 이야기까지 녹아있기 때문에 회사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uxi0123@hankyung.com<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