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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대통령에게 바란다①] 9급 공시생 “등골 브레이커라 조롱말고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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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김다영 대학생기자] 지난 5월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일전에 그가 내세웠던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학생의 큰 관심을 받은 것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창출 및 17만 4000명의 공무원 채용 확대 등을 통해 청년실업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한다는 공약이다. 그러나 공약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공무원 지원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은 기본이고, 9·7급 행정직 공무원의 경쟁률은 수백대 일을 웃도는 실정이다. 

고시원 밀집 지역으로 유명한 노량진과 신림동은 여전히 공시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기자가 만난 이모 양도 수많은 공시생 중 한 사람이다.

눈으로는 영어단어를 외우며 바쁘게 학원을 향하는 이 모양은 올 초 졸업한 23세살의 5개월차 공시생이다. 공무원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공무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경쟁률이 가장 높다는 9급 일반행정직을 준비하고 있다.

 



이모 양의 책상에는 공통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선택과목인 사회 행정법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그냥 눈 뜬 시간에는 공부만 한다고 봐도 무방해요. 걸어 다닐 때도, 이동할 때도, 밥 먹을 때도 단어장을 손에서 안 놓으면 단어 100개씩을 자투리시간에 다 외울 수 있어요.”

[이모양의 하루 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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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0<p>

 기상

 7:20

 노량진학원도착 

 학원자리 예약 후 9시 수업 전까지 아침공부

 9:00~13:00

 오전수업

 14:00~18:00

 오후수업

 18:30~23:00

 복습 테스트 준비, 자습

 24:0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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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의 하루는 단조롭다. 학원에서 시작해서 학원으로 끝난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TV를 보는 등 또래들의 일상은 그에게는 사치일 뿐이다. 공부하는 양이 얼마나 되냐는 물음에 눈을 뜬 모든 시간은 공부만 한다면서 걸어 다닐 때도, 이동할 때도, 밥 먹을 때도 단어장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 단어 100개씩을 자투리 시간에 다 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시간은 오전 6시 30분. 다소 이른 시간 같지만 공시생 입장에선 그리 빠르다 할 수 없는 시간.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학원에서 칠판이 잘 보이는 명당자리를 놓치기 때문에 씻고 바로 학원으로 향한다. 학원에 도착하면 수업 전까지 오늘 배울 내용과 어제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아침 자습을 한다. 

오전 수업은 자습이 끝난 후 잠깐 휴식을 가진 후 바로 시작해 오후 1시에 끝난다. 잠깐의 점심시간이 지나고 또 다시 2시부터 6시까지 오후 수업을 듣는다. 학원의 강의가 끝나도 다 마친 것이 아니라 오늘 배운 내용을 복습하며 다음에 있을 테스트를 준비한다. 비로소 자정이 돼서야 잠잘 준비를 한다.

[공시생 이 모양과의 일문일답]

# 공무원 # 안정적 # 여가생활 # 연금 # 성공적

평균 12시간을 자리에 앉아 공부하는 빡빡한 스케줄인데, 공무원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공시 준비를 하는 건가요?

“월급이 엄청 높은 편은 아니지만 월급에다 각종 수당도 받고(오래 일하면 월급보다 수당이 많아지는 날이 온다고도 하네요.) 6시면 눈치보지 않고 칼 퇴근하고, 빨간 날이면 무조건 쉬고 퇴직해도 연금을 받을 수 있잖아요. 이것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을까요?(웃음)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직장은 공무원뿐이기 때문에 저는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여유롭게 제 시간을 갖고 싶어서, 정년퇴직 후 일자리를 구하러 다닐 필요 없이 연금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싶어서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이모 양이 학원을 가지 않을 때 공부하러 가는 독서실

# 역대급 경쟁률 # 커트라인 # 상대평가 # 불안감

공부하면서 심리적인 부담감도 클 거 같은데, 불안하거나 걱정되는 점이 있나요?

“수능시험, 편입시험은 점수가 낮으면 낮은 학교라도 들어가지만 공무원시험은 떨어지면 그냥 끝인 시험이라 그 해 시험을 떨어지면 1년을 더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불안합니다. 솔직히 처음에 마음만 굳게 먹으면 6개월안에 붙는 것도 가능하겠다 싶었지만 쉬운 시험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험은 100문제를 100분에 푸는 시험입니다. 1과목 당 20문제씩 총 5과목을 풀면 어느새 시험은 끝납니다. 모두 객관식이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1과목 당 시험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죠. 한국사만해도 구석기시대~박근혜 정부까지가 범위입니다. 그 중에 20문제가 나온다는 것은 정말 비효율적입니다. 심지어 사람이름 하나, 연도 하나를 바꿔서 내는 시험을 만나면 그 문제는 찍어야 하는 거죠.

가장 걱정되는 점은 요즘은 모두가 공무원을 준비하는 세상이라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물론 머리가 뛰어난 사람들도 많이 지원을 합니다. 공무원시험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라 90점을 맞더라도 95점 자가 훨씬 많으면 점수는 60~70점으로 떨어집니다. 소수점의 점수 한 끗 차이로 합격여부가 결정되는 판에 커트라인은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걱정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81만개 공공기관 일자리를 창출(문재인 대통령 공약)하고 그 중 17만 4000명은 공무원으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공무원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겐 희소식 아닌가요?

공약을 들었을 때 딱히 ‘잘됐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매년 공무원 채용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경쟁률은 매년 역대 급을 찍죠. 채용 수가 늘면 지원자 수도 더 크게 늘기 때문에 상황이 비슷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공시생 이 양의 한마디

“공부를 하다 보니 모든 SNS를 끊어서 그나마 보는 게 뉴스기사뿐입니다. 공무원에 대한 뉴스를 클릭해보면 왜 다들 공무원을 못해서 안달이냐는 둥 부모님 등골 브레이커, 결국 다 백수행. 다들 놀면서 말만 공부한다고 하는 등 응원글 하나 없이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글이 대부분이더라고요. 물론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열심히 해요. 개나 소나 준비한다는 눈초리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공무원만을 준비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다른 분야에 발전이 없어질 거라 생각해요.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중소기업 회사에도 지금보다 더 많은 혜택이 주어져 취준생들이 모두 공무원을 꿈꾸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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