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적 작품 '살로, 소돔의 120일' 완성 직후 피살
범인, 유죄 판결 뒤 자백 번복…마피아 청부살인설도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저항과 일탈을 담은 작품으로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이탈리아 영화감독 겸 작가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의 살인 사건을 이탈리아 검찰이 재수사한다.
2일(현지시간) 현지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 재수사를 요구해온 스테파노 마초니 변호사는 이날 검찰이 파솔리니 사건의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파솔리니는 논쟁적인 영화와 소설, 시, 비평문을 다수 발표하며 이탈리아 문화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가톨릭교회와 파시즘을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폭력·성적 학대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살로, 소돔의 120일'을 완성한 직후인 1975년 11월 2일 로마 근교의 오스티아 해안에서 살해됐다. 사망 당시 그의 나이는 53세였다.
경찰은 당시 17세이던 동성애자 피노 펠로시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펠로시는 범행을 자백했고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하다 1983년 가석방됐다.
하지만 펠로시가 2005년 자백을 번복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펠로시는 시칠리아 억양의 신원 미상 남성 3명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들이 "교훈을 주겠다"며 파솔리니 감독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수사당국은 펠로시의 자백 번복 뒤 재수사에 착수했지만 새로운 증거를 찾지 못하고 수사를 중단했다. 이후 파솔리니 살인 사건을 두고 극우세력·마피아에 의한 청부살인설 등 다양한 추측이 끊이지 않았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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