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로 저축은행 유치·세일앤리스백 조건 등 종합평가서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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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서울 여의도 ABL타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이 선정됐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보험은 최근 ABL타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선정했다.
앞서 ABL생명은 매각 자문사인 CBRE코리아와 세빌스코리아를 통해 인수 후보들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이번 매각은 통상 두 자문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각각 원매자를 유치해 경쟁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1차 입찰에는 KB자산운용과 코람코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이 참여했다. 이후 KB자산운용이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코람코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 간 경쟁으로 압축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약 3천460억원을 인수 희망가격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면적 기준 3.3㎡당 약 2천900만원 수준으로, 매도자가 당초 기대했던 3.3㎡당 3천400만원 안팎에는 미치지 못한다.
반면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이보다 높은 약 3천500억원을 써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 거래 조건 전반에 대한 평가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번 인수 과정에서 한 저축은행을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에 사옥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를 확보하면서 자금 조달 구조와 향후 건물 활용 계획 측면에서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매도자인 ABL생명이 건물 매각 이후 일정 기간 계속 사옥을 사용하는 세일앤리스백 조건도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BL생명이 매각 후 건물을 사용하는 기간과 임대료 등 임대차 조건에 일정한 제약이 있는 만큼, 매수자의 제시 가격뿐 아니라 향후 임대차 구조와 실수요자 확보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람코자산신탁은 입찰 과정에서 약 20억원 규모의 하드디파짓(hard deposit)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드디파짓은 일정 조건 아래 반환받지 못하는 이행보증금으로, 매수자가 거래를 끝까지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장치다.
반면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연내 계약금을 납부하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하드디파짓 조건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가구회사 퍼시스[016800]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출자한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ABL타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지하 8층∼지상 23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연면적은 3만9천458㎡(약 1만1천936평)로, ABL생명은 이 가운데 약 6천500평을 사용하고 있다.
ABL생명의 전신인 알리안츠제일생명은 2001년 이 건물을 3.3㎡당 633만원, 약 755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회사명은 2002년 알리안츠생명, 2017년 ABL생명으로 변경됐다.
ABL생명은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 그룹 차원의 자본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ABL타워 매각을 추진해왔다.
hihell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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