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연합 "피할 수 있었던 일, 대가 컸다"…산체스 총리, 애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스페인에서 주택난 항의 대규모 시위와 조기 총선을 촉발한 강제 퇴거 사건의 87세 노인이 사망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과 BBC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드리드세입자연합은 성명에서 "오늘 마리카르멘 아바스칼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아바스칼은 어린 시절부터 거의 평생을 거주해온 주택에서 급등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들것에 실린 채로 강제 퇴거당했고, 그 이후로 기력을 찾지 못한 채 입원해 있었다.
아바스칼 사건은 그동안 주거비용 폭등에 대해 쌓인 불만 여론에 기폭제가 됐다. 마드리드 번화가 푸에르타 델 솔 광장은 시위대의 텐트로 가득 찼고 수십만 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거센 여론에 밀려 주택 소유주인 부동산 투자회사는 인상 전과 비슷한 수준의 월세로 새로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또한 스페인 정부는 급하게 주택난 해결을 위한 세입자 보호 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야권 반대로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세입자 보호 법안이 불발된 데 분노하는 여론이 중도 및 진보 진영 지지 확대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내년 여름으로 예정됐던 총선을 반년 이상 앞당겨 내달 29일 치르기로 했다.
마드리드세입자연합은 이번 일에 대해 "피할 수 있었고 (87세 노인에게) 괴로운 과정이었다"며 "그분이 귀가할 수 있는 역사적 합의가 마련됐지만, 해결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연합은 또한 이번 사태로 주거난에 대한 토론이 중심에 서게 됐고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지만, 그 대가가 너무 컸다면서 "그분이 우리에게 늘 당부했던 '너의 것을 위해 계속 싸워라'는 말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산체스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그분을 잃은 것을 자기 일처럼 아파하는 모든 이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적었다.
앙헬 빅토르 토레스 국토정책장관도 아바스칼은 내 집 마련과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가정의 상징과도 같았다고 애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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