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하루만 전국서 1천747명 체포…시위대·경찰 양측 폭력 심화
학생들, 교사 충원·노후 시설 개선 등 요구…돈 없는 정부 부담 가중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열악한 교육환경에 들고 일어난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날로 격해지면서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프랑스 정부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학생들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학생 단체들은 정부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내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에두아르 제프레 프랑스 교육장관은 2일(현지시간) 전국 3천700개 고등학교 중 이날 기준 총 735곳이 학생 시위로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로랑 누네즈 내무 장관은 이날 시위 현장에서 총 1천747명이 체포됐다고 밝히며 "투척물이 날아들었고, 법 집행 기관과 교사, 언론인, 행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이후 체포된 누적 인원은 5천명이 넘는다.
시위 현장의 폭력성은 시위대와 경찰 양측에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동부 벨포르에선 한 경찰관이 땅에 내동댕이쳐진 뒤 여러 명으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전날 마르세유에서는 버스 정류장을 파손하려던 시위대 무리를 막아서는 행인 여성에게 복면을 쓴 남성이 사제 화염방사기를 얼굴에 분사하는 장면도 담겼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이 여성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안시에서는 한 여성 학교 생활지도원이 남학생으로부터 가격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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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의 폭력 진압도 도를 넘고 있다.
매체 라누벨레퓌블리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투르 시위에 참여한 16세 마엘은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고무탄을 맞아 오른쪽 시력을 잃었다.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위 현장에 나온 교사들이 경찰봉과 방패에 맞았다는 증언들도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프랑스 지부는 2일 이번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가스와 수류탄, 경찰봉을 사용하고 학생들을 대규모 연행했다며 경찰의 무력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제프레 교육장관은 BFM TV와 인터뷰에서 학생 시위가 시작된 이래 약 170명의 학생과 최소 65명의 교직원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내무부 측에서는 300명 이상의 경찰과 헌병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제프레 장관은 학생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2일 오후 학생 대표, 학부모, 교사들과 회담했다.
제프레 장관은 회담 후 교육 시스템 내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 주 결원 교사의 대체를 가속할 계획을 발표하고 학교 시간표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학생 대표들은 이날 회담에서 그들이 요구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도출되지 않았다며 오는 6일 대규모 전국 시위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만성적인 교사 부족과 과밀학급, 노후한 학교 시설 등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교육 인력과 예산을 확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 진학 과정에서 경쟁과 불평등을 심화한다며 프랑스의 대학 입학 지원 플랫폼인 파르쿠르쉬프(Parcoursup) 개선이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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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의 요구는 가뜩이나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프랑스 정부를 더 곤란하게 하고 있다.
프랑스의 재정 적자 비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1%에서 올해 5.4%로 높아질 거란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1일 430억 유로(약 65조원) 규모의 지출 삭감안을 제시했다.
재정 건전성을 도모중인 정부로서는 학교에 더 많은 자원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달래면서도 새로운 대규모 지출 약속을 피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번 시위는 이미 정부의 한 차례 정책 후퇴를 끌어냈다. 정부는 고교 졸업 후 대학·그랑제콜 진학 준비과정에 진학하는 일부 학생에게 등록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내년도 예산안에 넣었으나 학생 시위가 격화하자 이를 철회했다. 이 방안은 시위 참가자의 반발을 키운 정책 중 하나였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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