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치권, 본국 송환 촉구…가족 상황 등 고려 소지도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10년대 초반 벨기에 사회를 뒤흔든 이슬람 테러 조직의 전 수장이 출소를 앞두고 망명 신청을 해 벨기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뤼셀타임스에 따르면, 이슬람 테러 단체 '샤리아4벨기에'를 이끌다가 수감된 모로코 국적의 파우드 벨카셈(44)이 내년 5월 형기 만료에 앞서 최근 벨기에 정부에 난민 지위를 부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벨기에에서 태어난 벨카셈은 테러 단체 '샤리아4벨기에'를 창립한 뒤 벨기에의 젊은 무슬림들에게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하고, 시리아 무장투쟁 참여를 독려하는가 하면 벨기에 사회를 전복하려 한 혐의 등으로 2015년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유죄 판결 여파로 2018년 벨기에 국적을 박탈당한 까닭에 내년에 석방되면 원칙적으로 모로코로 추방돼야 하지만, 그는 모로코 송환을 두려워하면서 벨기에에 계속 머물기를 원하고 있다.
난민에 강경한 집권당 새플레미시연대(N-VA) 소속의 아넬린 판 보사위트 이민부 장관은 일단 벨카셈을 벨기에에서 내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그의 신병 처리는 난민·무국적자 담당 판무관실(CGRS)의 독립적인 심사를 일단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난민 수용에 적대적인 극우 정당 플람스 벨랑(VB) 소속의 프란체스카 판 벨레험 의원은 네덜란드어권 공영방송 VRT뉴스에 "모로코가 그를 수용하길 원치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도 법적으로는 모로코의 의사와 벨카셈의 추방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추방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벨카셈이 이끌던 테러 조직이 벨기에와 유럽에서 테러 공격을 계획했고, 그가 이를 선동한 만큼 벨기에에서 망명을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법조계 인사들은 그가 비록 중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모범적인 수감 생활을 해왔고, 벨기에 국적의 부인과의 사이에 네 명의 자녀를 둔 개인적 상황이 망명 신청 수용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카셈은 복역 중이던 2017년께 옥중 결혼을 했는데, 이런 행위는 추후 모로코 추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당시 나온 바 있다.
실비 사롤레아 루벤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결국 벨카셈의 벨기에 연고와 가족 관계 등 인권적 요소, 석방 후 그가 벨기에 사회에서 머물면서 초래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국이 그의 신병에 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벨기에는 벨카셈 등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 이듬해인 2016년 3월, 브뤼셀 자벤템 공항과 도심 말베이크 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 3명이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해 32명이 사망하고, 340명이 다치는 참극이 일어난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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