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비율 10→6%·흑자 3→2년 완화안…제3금고 도입 건의
은행과 컨소시엄 구상…농협은행 '독과점' 정조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새마을금고가 지방자치단체 금고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재무 요건 완화와 은행과의 공동 참여를 골자로 한 제도 개선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부실 부담과 수신 감소 속에 예금 기반을 넓힐 방안으로 주목되며, 제도화가 실현되면 지방 금고 시장의 강자인 NH농협은행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ADVERTISEMENT
◇ 자본비율 10→6% 완화안…흑자 요건도 3→2년으로
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연구용역을 통해 자본비율 요건 완화와 제3금고 도입 등이 포함된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 개선안의 핵심은 상호금융의 금고 참여를 가로막는 재무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지자체의 일반회계는 은행이 맡아야 한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은 일정한 안정성 기준을 충족하면 특별회계와 기금을 취급하는 금고로 지정될 수 있다.
시행령상 상호금융의 참여 요건은 자산총액 2천500억원 이상, 자본총액 250억원 이상, 자산 대비 자본비율 10% 이상, 법인세비용 차감 전 순이익 3년 연속 흑자 등이다.
개선안에는 이중 자본비율 기준을 6%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은행권의 단순 자본비율을 7% 미만으로 제시하며, 상호금융에 적용하는 기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서 자본비율은 자산총액에서 자본총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흑자 요건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거론했다. 설립한 지 3년이 되지 않은 신생 금고에도 참여 기회를 넓혀주자는 취지다.
금고 참여 자격뿐 아니라 지자체의 금고 운영 방식도 바꾸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법률은 지자체가 지정하는 금고 수를 최대 2개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바꿔 회계 구분별로 여러 금융기관을 지정하는 제3금고 등의 도입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지자체의 복수 금고 지정을 유도하는 장치를 제도화할 것도 건의했다.
약 130개 지자체가 단수 금고를 운영하는 것으로 설명하면서, 특별회계와 기금만 맡을 수 있는 상호금융의 진입 기회가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 은행과 손잡고 금고 시장 공략…농협 중심 구도 겨냥
은행과 새마을금고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고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은행이 제1금고를, 새마을금고가 제2금고를 맡는 방식이다. 지역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인터넷은행 등을 협업 대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금고 업무 일부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참여 기회를 넓히고, 평가 때 여러 새마을금고의 점포 수를 합산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현행 제도의 문제점으로는 '독과점 발생'을 꼽으며 NH농협은행의 점유율을 대표적으로 거론했다. 지역사회 기여 등을 고려해 지역 기반 금융기관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금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광역자치단체 14곳과 시·군·구 173곳 등 지자체 187곳의 금고를 맡고 있다. 교육청 금고도 15곳을 관리한다.
새마을금고로서는 부실 정리와 함께 수신 기반을 다져야 하는 상황이다.
행안부가 발표한 상반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6천76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적자가 이어졌다.
6월 말 총수신은 243조2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2조1천억원 감소했다. 지자체 금고 진출은 공공자금을 유치해 예금 기반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
향후 관건은 새마을금고 감독과 지자체 금고 제도를 함께 담당하는 행안부가 건의안을 얼마나 수용하느냐다. 상호금융의 참여 확대와 공공자금 관리의 안정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쟁점이다.
이번에 제시된 개선안을 실제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령 개정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송옥주 의원은 "시중은행이 독식하는 지방금고를 지역 기여도가 높은 상호금융이 유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며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ADVERTISEMEN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