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그가 이스라엘 국민 포함한 승객 174명 구했다"
제압 참여 승객, 조종석 레버 당겨 급강하 멈춰…"TV 시리즈서 본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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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서울=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이지헌 기자 = 이스라엘행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키려 한 부기장이 휘두른 흉기에 중상을 입고도 치열한 몸싸움 끝에 비행기를 구해낸 인도인 조종사는 1만 시간 가까운 비행 경력을 가진 베테랑 기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와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저비용항공사(LCC)인 플라이두바이 소속 여객기에서 비행 중 부조종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조종사는 인도 국적인 스미트 마차르 기장으로 파악됐다.
인도 서부 뭄바이 출신인 그는 2022년 6월부터 플라이두바이에서 보잉 737 여객기를 운항하는 기장으로 근무했다.
이전에는 인도 저비용항공사인 스파이스젯에서 11년 동안 일하며 수석 기장을 지냈으며 2020년 11월부터는 다른 조종사를 평가하는 노선 훈련 기장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로 꼽히는 737 NG(넥스트 제너레이션) 계열 기종인 737-800을 비롯해 보잉 737-맥스(MAX)8과 맥스9 기종을 합쳐 총 9천750시간을 운항한 비행 경험이 있다.
전날 비행 중 부조종사가 마차르를 흉기로 찌른 뒤 여객기는 30초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약 4천267m나 급강하했고 이들은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마차르가 해제 버튼을 열어 조종실 문을 열었을 때 바닥은 이미 피범벅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열린 문으로 승객들과 승무원들이 조종실에 진입해 부조종사를 제압했고, 기내에 타고 있던 플라이두바이 소속 다른 조종사 2명이 여객기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착륙시켰다.
사건 발생 당시 이 여객기에는 이스라엘인 166명을 포함한 승객 174명이 타고 있었다.
주사우디 인도대사관은 흉기에 심하게 찔린 마차르가 사우디 북서부 도시 타북에 있는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상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비행 중인 여객기 조종실 안에서 흉기에 찔리고도 승객들을 구한 마차르를 칭송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는데도 그는 맞서 싸우고 저항했다"며 "조종실 문을 열어 승객과 승무원이 공격자를 제압할 수 있게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치명적인 공중 참사를 막아냈다"며 "그는 이스라엘 국민을 비롯한 (승객) 174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조종실 문이 열린 뒤 용감하게 안으로 뛰어들어 혈투 끝에 부기장을 제압한 승객들도 '영웅'이라고 칭했다.
여객기 생존자들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무사히 복귀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공항을 직접 찾아 공격범 제압에 참여했던 승객들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었고, 한 승객은 자신이 여객기의 급강하를 막으려고 TV에서 본 것대로 출력 레버를 당겼다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피로 얼룩진 티셔츠 차림의 이 승객을 향해 "위대한 영웅"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해당 승객의 이름이 야니브 하윤이라고 확인했다.
하윤이 즐겨봤다고 언급한 TV 시리즈는 '항공사고 수사대'(캐나다 원제 'Mayday')로, 항공 사건·사고를 다루는 다큐 프로그램이다.
하윤은 벤구리온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과 3명의 다른 승객이 조종실에서 공격범 제압에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그는 "신께 감사하게도 우리는 해냈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팀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하윤의 기민한 대처가 인상적이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행기를 한 번도 몰아본 적 없는 배관공이 조종간을 당겨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라고 놀라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배관공은 하윤의 직업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단정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번 일에 관해 얘기했다"며 "부기장이 테러범이었을 수도 있고, 그냥 제정신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가 기장을 찔렀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명백한 테러 공격 시도'로 규정한 상태다.
사우디 당국은 병원에서 용의자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배후 등을 집중적으로 심문하고 있다.
앞서 전날 오전 UAE 두바이에서 출발해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부조종사가 기장인 마차르를 흉기로 찌르고 기체를 급강하시킨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여객기는 타북 공항으로 기수를 돌려 무사히 비상 착륙했다.
급격한 고도 강하의 충격으로 기체 꼬리의 방향타 일부가 파손됐지만 승객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부조종사가 여객기를 장악해 탑승객 전원과 함께 추락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채널12 방송은 전했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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