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업계는 반대 로비…연료 관련 세금 인하 등 대안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등한 경유 가격을 잡기 위해 수출 금지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 경유 수출 제한을 포함해 미국 내 연료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블 위에 올라온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수출 중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유 가격은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 차질 등의 여파로 전쟁 전보다 70% 넘게 상승했다.
경유는 농기계와 화물차, 산업시설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은 농업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오와주의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 등 농업지역의 공화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경유 수출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연료비 상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팀 버쳇 하원의원(테네시)은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며 "집권당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석유업계는 수출 금지를 막기 위한 로비에 나섰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백악관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났다.
미국이 경유를 수출하는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수입에도 의존하는 만큼, 수출 금지가 오히려 국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석유업계의 주장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더그 버검 내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수출 금지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에서는 수출 금지 외에도 연방이나 주정부 차원의 세금을 낮추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수출 금지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 참모진은 반대하고 있지만 모든 것은 트럼프에게 달려있다"며 "수출 금지는 여전히 선택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수출을 제한한다면 이미 경유 가격이 급등한 유럽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경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사전에 설명했고, 유럽 국가들에는 비축 경유를 방출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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