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대표기업은 '코스닥 셀렉트', 부실기업은 '관리군' 구분
나스닥 시장 개편 참조…"혁신 기업 코스닥내 지속 성장 환경 조성"
"기관투자 들어오려면 돈잘버는 기업 필요…세그먼트, 시장내 '신호' 될 것"

ADVERTISEMENT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김유향 기자 =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사를 기업 특성에 따라 구분하는 '세그먼트 제도'를 내년 중 도입한다. 올해 4분기 공청회를 시작으로 의견수렴과 규정 개정을 거쳐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29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공동주관으로 진행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행사 '코스닥시장 경쟁력 제고방안' 세션에서 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이 같은 추진 일정을 제시했다.
세그먼트 제도는 일반 코스닥 기업이 대표기업으로 성장하면 가칭 '코스닥 셀렉트(Select)'로 올라가고, 부실기업은 가칭 '관리군'으로 구분하는 구조다.
현재 코스닥에는 다양한 성장단계와 특성을 지닌 1천800여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그런 까닭에 투자자 입장에선 수많은 기업 가운데 투자할 만한 기업을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세그먼트 제도가 도입되면 이런 문제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한 코스닥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하면서 시장이 정체되는 문제 역시 코스닥 셀렉트 기업으로 잔류할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게 당국과 거래소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2006년 나스닥이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 특성에 맞는 세그먼트 체계를 도입해 성공한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최 상무는 "나스닥은 과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2부 시장이란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개편 이후) NYSE와 대등한 규모로 성장했고 이를 넘어 세계 최대 첨단 기술 시장으로서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그멘트 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을 단순히 서열화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혁신 기업이 코스닥 안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투자자는 보다 쉽게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자문단 등을 통한 업계 의견수렴을 이어가면서 필요하면 후속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시행 목표는 2027년 연내로, 일정은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ADVERTISEMENT
부실기업 퇴출 역시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 상무는 "주요 거래소 상장폐지 기업수와 비중을 보면 코스닥(2024∼2026년 상반기 평균 32개, 1.8%)이 비교 대상 거래소 가운데 가장 낮다"면서 "진입은 활발했지만 퇴출은 제한적이었던 구조가 부실기업의 장기 존속을 허용해 왔고 이는 시장 전체의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거래소는 올해 초부터 시가총액·매출액 상장폐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 중이다. 다만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기업이 대응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는 등의 '연착륙 장치'도 함께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최 상무는 강조했다.
그는 "부실기업 퇴출 강화 목적은 단순히 상폐기업 숫자에 있지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부실 기업이 시장에 장기간 남아 있음으로써 발생하는 시장 전체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혁신기업이 코스닥 안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투자자는 보다 쉽게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학계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시장 내 '신호 기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라며 "코스닥 시장의 1천800개의 기업을 모두 살피기 어려운데, 세그먼트를 통해 이들 기업에 대한 기본적인 구분의 기반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 임태혁 ETF운용본부 상무는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은 장기 우상향 가능성이 있는 지수에 투자한다"면서 "(기관 투자를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에도 코스피처럼 돈 잘버는 기업과 혁신적 기업이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코스피로 옮기지 않는 기업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들이 시간이 걸려도 도달 가능하다는게 나타나면 기관들도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올해 7월 초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코스닥 시장 세그먼트 개편과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벤처업계를 중심으로 세그먼트 개편이 코스닥 내 서열화와 낙인찍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발이 일면서 거듭 일정이 지연돼 왔다.
5월 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해당 상품들이 '블랙홀'처럼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코스닥이 급락한 것도 관련 논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어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다양한 참여자의 의견을 적극 참고해 제도를 마련 중"이라면서 코스닥 세그먼트 시행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ihell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