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튀르크계 북키프로스 국가 승인 주장
"이슬람 혐오 전염병처럼 확산…성중립정책, 어린이 겨눠"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유엔 등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2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연설에서 "압도적 다수의 유엔 회원국에서 공식적으로 승인된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아바스 국가수반이 2년 연속 이 회의장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이 연단에서 팔레스타인 인민의 투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을 계속하겠다"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모든 나라가 그 결정을 재고하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언급하며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해 81년 전 창설된 유엔이 이제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하게 됐다"며 "유엔이 계속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아이들이 하늘을 올려다볼 때 전투기나 드론이 아닌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연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나는 여러분이 이스라엘에 더 강력한 압박을 가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분단된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와 관련해 튀르크계 북키프로스공화국을 국가로 승인하고 정치, 외교, 경제적 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과거 제시한 '동지중해회의' 구상을 통해 에게해와 동지중해에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지중해회의'란 튀르키예와 그리스,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 이집트와 이스라엘 등 지정학적 긴장을 겪는 이웃 나라들이 한데 모여 갈등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인류가 새로운 사회적 위협에 직면했다"며 "서구사회에 전염병처럼 번지는 이슬람 혐오가 이런 문제의 중심에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무슬림 여성과 소녀가 더 심각한 차별을 겪는다"며 "일부 국가가 시행하는 학교 내 히잡 착용 금지 조치는 여성의 가장 기본적 권리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세계적인 성중립 정책 역시 무고한 아이들과 가족 제도를 겨냥해 포위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성과 남성으로 구성된 가족을 보호해야만 이런 포위를 뚫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슬람주의를 통치 이념으로 삼아 튀르키예 국정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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