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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숙의 집수다] '토허구역+대출규제 확대' 11개월…내몰리는 임차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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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숙의 집수다] '토허구역+대출규제 확대' 11개월…내몰리는 임차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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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미숙의 집수다] '토허구역+대출규제 확대' 11개월…내몰리는 임차인들
    실거주, 재계약 늘며 서울 아파트 중저가 전세 실종…월세 전환 가속
    갭투자 차단했다지만 갈아타기·증여·현금부자 매수 비중 높아져
    공급부족, 보유세 인상, 실거주 정책 '3중고'…"토허구역 재검토해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해 10·15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초강력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 다음 달이면 1년을 맞는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방지를 위해 도입한 토허구역 지정은 초강력 대출 규제와 맞물리며 결과적으로 전세 보증금이 낮은 강북 중저가 아파트 단지의 전세난과 월세화를 가속화해 임차인의 주거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1년을 앞두고 광범위한 지정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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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천가구에 전세 고작 2개…실거주 의무에 전세 씨 마른 강북
    17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는 가을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전체 3천315가구 가운데 현재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이 고작 2개 뿐이다.
    매매 물건은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소폭 증가해 80여건으로 늘었지만 전세 부족은 작년 10·15대책 이후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지난주까지 3건에 그쳤던 월세 물건만 금주 들어 8건으로 늘었을 뿐이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업 운영 30년 동안 이런 극심한 전세난은 처음본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 후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돼 1년 가까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학원가가 인접한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건영3차, 우성3차, 양지 대림, 벽산3차, 주공 5단지 등은 현재까지 등록된 전월세 물건이 거의 전무하다.
    중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구역 확대 후에는 집을 파는 순간 실거주 의무로 인해 전월세 물건이 사라지니 초과 수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전세자금대출도 어렵다 보니 보증금 2억∼4억원짜리 저렴한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신규 매물은 작년 토허구역 전면 확대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0·15대책 직전 4만4천55건이던 전월세 물건 수는 9월 현재 3만7천686건으로 14.5% 감소했다.
    특히 월세의 경우 1만9천686건에서 1만7천157건으로 12.9% 줄어든 데 비해, 전세는 2만4천369건에서 2만529건으로 15.8%가 감소하는 등 전세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 때문에 자녀 학교 문제로 이사를 오고 싶은데 아파트 전세를 못 구한 임차인은 빌라·다세대 전세로 주거 하향 이동이 불가피하다.
    토허구역 실거주 의무로 인해 계약갱신청구권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기존 임차인들도 불만이 크다.
    집주인이 실입주할 경우에는 갱신권이 남아 있어도 권리를 행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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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5대책 후 월세 13.7% 상승…갱신계약 늘고 월세화 가속
    토허구역 확대 등으로 전셋값은 오르는데 신규 전월세 물건이 줄고 대출이 어렵게 되면서 갱신 계약은 크게 늘고 있다.
    연합뉴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15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서울 아파트 전역으로 확대된 후 이달 7일까지 약 11개월간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계약 비중은 45.3%를 차지했다. 이는 10·15대책 직전 동일 일수의 갱신계약 비중(40.1%)보다 5% 넘게 비중이 커진 것이다.
    특히 전세의 갱신계약 비중은 10·15대책 전 44.0%에서 토허구역 확대 후 절반(50.9%)을 넘겼다.
    갱신계약은 늘었지만 갱신 계약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비중은 10·15대책 전 48.9%에서 10·15대책 후 44.2%로 오히려 4.7%포인트 감소했다.
    전셋값은 올랐는데 전세 물건은 감소하고 대출은 어려워지면서 이미 갱신권을 사용한 임차인들도 집주인과 합의 갱신을 맺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전세(55.8%→53.7%)보다는 월세(37.7%→31.8%)의 갱신권 사용 비중 감소가 두드러졌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년 전보다 전셋값이 수천만원이 올랐고 이사 비용 부담도 크다 보니 임차인들이 보증금 인상 대신 월세를 올리고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미 갱신권을 소진한 사람도 많지만 갱신청구권이 있어도 월세 전환을 하는 경우는 굳이 갱신권 사용없이 갱신계약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는 사이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10·15대책 전 평균 44.0%였던 비중은 10·15대책 11개월 만에 49.5%로 확대됐다. 특히 새로운 집주인과 계약한 신규 계약의 월세 비중은 46.9%에서 54.7%로 7.8%포인트나 증가했다.
    월세화는 즉각 임차인의 실질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보증부 월세)는 164만1천원으로 10·15대책 발표 전인 작년 9월(144만3천원) 대비 13.7% 상승했다.
    이 기간 월세 계약의 보증금이 1억9천445만원에서 1억9천565만원으로 약 0.6% 오른 것과 비교해 보증금은 큰 변동 없이 월세만 뛴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억3천662만8천원으로 작년 9월(5억7천925만6천원)보다 9.9% 오른 것보다도 높은 상승률이다.




    ◇ 토허구역 묶고 '집 팔아라' 모순에 실거주 유예 변칙…"규제 재검토해야"
    시장에서는 토허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가 주택형이나 주거지 상향 이동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사를 가고 싶어도 신규로 나오는 전세 물건이 부족하고, 이사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니 결국 이사를 포기하고 눌러살 수밖에 없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0억원짜리 전세에 거주하는 임차인이 4억원 대출을 받고 만기가 돼 전셋집을 옮기면 일단 4억원의 전세를 은행에 상환해야 하는데, 문제는 새로 전셋집을 얻으면서 또다시 4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면서 "자녀 학교나 직장 문제 등으로 이사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주거 이동에 제약이 생기고 월세 부담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도인 입장에선 토허구역과 계약갱신청구권의 콜라보 규제로 집을 팔기도 어렵다.
    정부는 이 때문에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등의 매물 유도를 위해 올해 2월부터 연말까지 무주택자가 매수하는 경우에 한해 세입자를 낀 주택의 임대차 기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고 있다.
    토허구역에서 실거주 의무가 주어지고, 임차인을 낀 경우에는 임대차 기간까지 매도가 불가능한데 집을 팔 것을 독촉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 스스로 변칙을 허용한 것이다.
    정부는 토허구역 확대로 갭투자를 막고 무주택자의 매수 기회를 넓혔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장에선 "결국 돈 있는 사람만 집을 살 수 있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 토허구역내 매수자의 최대 수요는 살던 집을 팔고 주거 이동을 하는 갈아타기 수요와 현금 부자들이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취득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체 주택 매수 거래액 가운데 부동산처분대금이 3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주식·채권·가상화폐 등 금융자산의 매각대금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7.9%로 증가했고, 증여·상속 자금의 비중은 2025년 4.2%에서 올해 들어 6.4%로 높아졌다.
    결국 집을 팔고 매입하는 갈아타기 수요이거나, 금융자산 부자 또는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집을 샀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보유세 강화와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으로 인해 전월세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보유세가 오르고, 비거주 1주택자의 세제가 불리해질 경우 임차인을 내보내고 실거주하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 포함)은 2027년과 2028년 2년 간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각각 1만7천가구와 1만3천여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실거주 의무 유예 등 편법을 쓸 바에야 차라리 토허구역 지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갭투자 우려가 있지만 앞으로 비거주 1주택의 세금이 무거워지면 자연스레 전세를 낀 매수 수요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15대책으로 지정한 서울과 수도권 12곳의 토허구역의 지정 기한은 올해 말까지다. 정부는 조만간 추가 연장 및 재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보유세가 오르면 임차인에게 늘어나는 세금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실거주 의무 유예는 토허구역을 무력화하는 꼼수나 다름없는데 그럴 바에야 서울 강북이나 경기도 등 투기 우려가 적으면서 전월세 수요가 많은 곳은 토허구역을 해제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대학교수는 "토허구역은 애초 택지개발 전 보상 등을 노린 땅 투기를 막기 위해 지정하는 것으로 집값 안정 효과보다 거래 감소, 임대차 시장 왜곡 등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가 강화가 현실화하면 토허구역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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