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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中과 일촉즉발 대치했던 美구축함…"언제든 작전, 중동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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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中과 일촉즉발 대치했던 美구축함…"언제든 작전, 중동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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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中과 일촉즉발 대치했던 美구축함…"언제든 작전, 중동도 가능"
    美해군, 태평양 진주만 정박 디케이터함 공개…"동맹에 억지력 제공 준비"
    탄도미사일 방어·대잠전 등 다목적전투함…8년전 '항행의 자유' 작전에도 투입
    85년전 日공격 상흔 간직한 진주만…美태평양 전력 전진거점 역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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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놀룰루=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이 함정은 28년 됐지만 여전히 건재합니다. 언제든 배치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정박한 미 해군 알리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디케이터(DDG-73) 선상에서 만난 알린 크루스 함장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1998년 취역한 디케이터함은 현재 다음 작전에 대비해 진주만에 잠시 정박한 채 정비와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갑판 곳곳에는 정비를 위한 굵은 호스와 케이블이 늘어져 있었고, 취재진은 안전모를 쓴 채 함정을 둘러봤다.
    크루스 함장은 "항구에 정박할 때마다 그 기회를 활용해 배를 정비한다"며 "여러분이 차에 기름을 넣고 타이어를 교체하고 고장 난 전조등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함정 앞쪽으로 이동하자 구경 5인치(127㎜)의 마크45 함포가 45도 각도로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다. 함정에는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수직발사체계(VLS)도 탑재돼 있었다.
    크루스 함장은 디케이터함의 보유 미사일 종류와 수량에 대해선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운용 능력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디케이터함은 좌현과 우현에 각각 3문씩 모두 6문의 어뢰발사관(SVTT)도 갖추고 있다. 해상·공중 레이더를 통해 스텔스 함정 등 물체를 탐지하고 구축한 각종 무기체계를 통해 외부의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크루스 함장은 디케이터함에 대해 "330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고, 탄도미사일 방어부터 대잠수함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함"이라고 소개했다.
    디케이터함의 마지막 작전 배치는 2023년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정비·훈련 주기를 거쳐온 디케이터함은 현재 다음 배치를 위한 훈련의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고 크루즈 함장은 설명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여간 하와이 및 태평양 해역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규모 다국적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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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케이터함은 과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과도한 해양 관할권 주장에 맞선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도 투입됐다.
    2018년 9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인근을 항해하던 디케이터함에 중국 구축함이 약 45야드(41m)까지 근접하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빚어지며 양국 함정 간 충돌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최고 속도 30노트(약 56㎞) 이상인 디케이터함은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거나 항공모함타격단의 일부로 통합돼 작전할 수 있다.
    크루스 함장은 "우리는 유도미사일 구축함으로, 파트너국과 동맹국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을 제공하도록 항상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작전할 수 있도록 훈련돼 있고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 지역에서도 작전할 수 있도록 훈련돼 있다"며 "당시 주어지는 임무가 무엇이든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최근 인도·태평양의 미 해군 전력이 이란전 지원을 위해 중동으로 이동한 사례를 연상시켰다.
    일본에 주둔하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은 최근 중동으로 이동해 이란전 작전을 수행해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임무를 교대했다.
    크루즈 함장은 이란전 과정 등에서 중요성이 부각된 무인기(드론) 위협에 대한 대응 방식을 묻자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다목적 전투함"이라며 "5인치 함포와 수직발사체계를 비롯해 그런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디케이터함이 다음 작전 배치를 준비하고 있는 진주만은 미군의 현재 전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과거 전쟁의 상흔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이날 취재진이 미 해군이 제공한 배를 타고 진주만 안쪽을 이동하자 왼편으로는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받은 포드섬이, 오른편으로는 대형 크레인과 정비 시설이 늘어선 진주만 해군 수리조선소(Pearl Harbor Shipyard)가 펼쳐졌다.
    진주만 해군 수리조선소는 미 해군 함정과 잠수함을 수리·정비해 다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시설로, 미 해군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정비 역량을 갖춘 곳으로 꼽힌다.




    조선소를 지나자 수면 위로 낮고 길게 뻗은 흰색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USS 애리조나 메모리얼이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공격으로 침몰한 전함 애리조나호 바로 위에 세워진 기념관이다. 푸른 바다 위에 새하얀 기념관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이 멀리서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당시 애리조나호에서는 해군과 해병대원 1천177명이 숨졌다. 이는 2천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진주만 공습 당시 단일 함정으로는 가장 큰 인명 피해였다. 희생자 대부분의 유해는 수습되지 않은 채 지금도 선체에 남아 있다.
    배에서 내려 기념관에 들어서자 안쪽 흰 대리석 벽에는 숨진 1천177명 병사의 이름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다.
    공격에서 살아남았던 승조원 가운데 일부도 훗날 세상을 떠난 뒤 자신의 유해를 이곳에 안치하는 것을 선택했다. 화장한 유해를 잠수부가 침몰한 애리조나호 선체 안에 넣어 먼저 숨진 전우들 곁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기념관 아래 바다를 내려다보면 지금도 수면 위로 옅은 무지갯빛 기름막이 번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85년 전 침몰 당시 애리조나호에 실려 있던 연료유가 여전히 선체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으로, 이를 '애리조나의 눈물'이라고도 부른다고 해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국은 일본에 선전포고한 뒤 전쟁에 뛰어들었고, 전쟁은 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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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만에서 과거 전쟁의 상흔과 현재의 미군 전력을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것은 하와이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미국 본토와 아시아 사이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하와이는 예나 지금이나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서 핵심 거점이다. 1941년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 것도 이곳에 미 태평양 전력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전략적 가치는 여전하다. 미군 태평양사령부(PACOM)가 자리한 하와이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전력을 전개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85년 전 일본의 공격으로 침몰한 애리조나호가 여전히 진주만 바닷속에 잠들어 있는 가운데,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부두에서는 디케이터함이 다음 작전 배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늘날 태평양의 안보 환경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으로 크게 달라졌지만, 미군 태평양 전력의 전진 거점으로서 진주만의 역할은 한층 더 공고해진 모습이었다.
    yu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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