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뒤꿈치 착지 걸음, 초기 인류의 사냥·채집에 중요한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사람이 걸을 때 발뒤꿈치가 자연스럽게 먼저 땅에 닿지만, 이런 '뒤꿈치 착지'의 역학적 특성은 인간과 침팬지에서 다르며 인류가 먼 거리를 이동하는 데 중요한 진화적 적응이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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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니컬러스 홀로우카 교수팀은 8일 과학 저널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인간과 침팬지 걸음의 차이와 에너지 효율, 충격 등을 비교한 결과 뒤꿈치부터 땅에 닿는 인간의 걸음걸이가 발 앞부분부터 닿는 침팬지 걸음보다 뼈와 관절에 충격은 더 크지만 에너지 효율은 더 높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의 뒤꿈치 착지는 다른 유인원과는 다른 독특한 역학적 특성을 보인다며 이는 초기 인류의 보행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조상들이 사냥과 채집을 시작하고 세계로 퍼져 나가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두 발 보행은 근육이 내야 하는 힘과 일, 출력을 줄여 비교적 적은 에너지로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여러 특징이 상호 작용한 결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는 '뒤꿈치 착지'는 인간과 다른 유인원에서 공통으로 나타나 호미닌의 두 발 보행이 육상 생활에서 기원했다는 근거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정량적 생체역학 연구에서는 인간과 유인원의 뒤꿈치 착지 방식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고, 착지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그런 차이가 호미닌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인간과 침팬지의 발 착지 역학을 정량적으로 비교했다.
침팬지 3마리의 보행을 직접 측정하고, 다른 연구에서 얻은 추가 침팬지 자료도 분석·검토했다. 두 발과 네 발로 걷는 모습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하고, 11m 길이의 보행로에 힘판(force plate)을 설치해 착지 때 가해지는 힘을 측정했다.
사람은 12명이 실험에 참여했으며, 이 중 9명은 힘판이 설치된 보행로를 맨발로 걸었고, 11명은 러닝머신에서 산소 소비량 등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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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침팬지와 인간은 착지자세가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모든 보행에서 발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은 반면 침팬지는 발 중간 부분이 먼저 닿는 '중간발 착지'와 뒤꿈치 착지를 섞여 있었고, 특히 두 발로 걸을 때는 네 발로 걸을 때보다 중간발 착지가 많았다.
발의 길이 방향과 지면이 이루는 착지 각도 범위도 인간은 매우 일정한 반면, 침팬지는 개체별로 사람의 평균 범위보다 2.4~8.6배나 컸다.
분석 결과, 보행에 필요한 대사 에너지 비용과 충격 관련 힘·부하율은 뒤꿈치 착지와 중간발 착지에서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뒤꿈치 착지는 에너지 효율은 높지만, 충격이 중간발 착지보다 훨씬 컸다.
사람에게 뒤꿈치 착지와 중간발 착지를 각각 하게 한 결과, 중간발 착지로 걸을 때 대사 에너지 비용이 뒤꿈치 착지보다 26~41% 높은 반면, 충격 최고 힘은 뒤꿈치 착지가 168~206% 높았고, 최대 부하율도 121~162% 높았다.
연구팀은 현대 인류가 뒤꿈치 착지자세를 갖게 된 것에 대해 초기 호미닌이 높은 충격과 높은 이동 비용 사이의 상충관계에 직면했으며, 이후 안전하고 경제적인 뒤꿈치 착지가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인간은 다른 유인원보다 하체 관절이 상대적으로 크고, 발뒤꿈치뼈도 힘을 분산하는 데 유리한 형태를 갖추면서 뒤꿈치 착지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견디며 에너지 효율도 높은 두발 보행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호모 에렉투스가 등장한 이후 호미닌 화석에서 큰 하체 관절이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점이 이 같은 진화 가설과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홀로우카 교수는 초기 인류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뒤꿈치 착지 덕분에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뒤꿈치 착지가 더 많은 식량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사냥과 채집 전략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PNAS, Nicholas B. Holowka et al., 'Heel-strike mechanics reveal evolutionary trade-offs in hominin bipedalism', https://www.pnas.org/cgi/doi/10.1073/pnas.2533918123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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