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영상 실시간 분석해 공사장·중장비 등 11개 유형 자동 탐지
정확도 88%…통신망 넘어 가스·전력·송유관 점검으로 확대 추진

(성남=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버스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도로를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자 버스 안 한쪽에 설치된 모니터에 도로 풍경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화면 한쪽에는 차량에 달린 카메라가 비추는 도로 모습이, 다른 한쪽에는 차량의 위치를 표시하는 지도가 띄워졌다. 버스가 움직이자 지도 속 위치 표시도 도로를 따라 함께 움직였다.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실시간으로 '톺다' 서버로 전송됐다. 잠시 뒤 도로변 공사장 입구가 화면에 들어오자 화면에 노란색 사각형이 나타났다. '공사장이 탐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도 함께 떴다.
1일 SK텔레콤[017670] 분당 사옥 인근 도로에서 직접 확인한 '톺다'의 작동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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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맥락·공간 AI 결합한 '비스타'…조치까지 스스로 판단
톺다는 '샅샅이 훑어보다'라는 뜻으로, 업무 차량에 설치한 AI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공사장과 중장비, 선로 시설물 불량 등 11개 유형의 점검 요소를 탐지한다.
차량이 이동하는 동안 카메라는 도로 주변을 계속 촬영하고 GPS는 차량의 위치를 지도 위에 표시한다.
여기에 AI가 영상 속 시설물과 공사 현장 등을 인식해 점검이 필요한 대상을 자동으로 걸러낸다.
사람이 촬영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차량이 평소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변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셈이다.
톺다의 기반에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 영상 분석 플랫폼 '비스타'(VISTA)가 있다.
비스타는 비전 AI와 맥락 AI, 공간 AI를 결합한 플랫폼이다. 비전 AI가 영상 속 시설물과 공사 장비 등을 인식하면 맥락 AI가 주변 상황을 함께 분석해 실제 조치가 필요한 대상을 선별한다. 공간 AI는 영상과 고정밀 위치 정보를 결합해 점검 대상의 위치와 변화를 추적한다.
예컨대 같은 굴착기라도 단순히 도로를 이동하는 경우와 실제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인 경우를 구분해 점검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단순히 '무엇이 보이는지'를 넘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까지 판단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업무 차량 영상으로 통신 인프라 안전 점검을 자동화하는 톺다를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5년간 축적한 현장 사진 2만2천 장을 AI로 분석해 점검 유형을 분류하고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탐지 정확도를 2024년 65%에서 올해 88%까지 높였으며, 내년에는 9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5∼8월 수도권에서 업무 차량 6대로 시범 운영한 결과 주요 유선 구간 시설물의 50%를 한 차례 이상 점검했다. SK텔레콤은 투입 차량을 늘려 내년 점검 커버리지를 70%, 2028년에는 9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드론·관제까지 전방위 AI 적용…타 산업 분야로 확장 모색
톺다는 유선 인프라 점검뿐 아니라 작업 현장의 안전 수칙을 자동으로 확인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SK텔레콤은 올해 말부터 초고위험 작업으로 분류되는 터널 내 유선 설비 점검에도 톺다를 적용할 계획이다.
드론 영상 분석에도 사용돼 '비스타-드론'은 통신 철탑을 3차원으로 재구성하고 안테나의 위치·각도·크기와 볼트·너트 상태 등을 AI로 인식한다. 이를 통해 철탑 점검 기간을 60%, 판독 시간을 85% 단축했다.
SK텔레콤은 이밖에 네트워크 운용 현장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해 자율 네트워크로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무선망에서는 AI 운용 시스템 'A-One'(에이원)을 통해 대형 행사 트래픽 대응 준비 시간을 기존 5일에서 30분으로 줄였다. 코어망에서는 AI 통합관제 시스템 '스파이더'를 통해 장애 원인과 조치 방안을 자동으로 분석하며 실제 고장률을 53% 낮췄다.
SK텔레콤은 앞으로 톺다와 비스타를 고도화하는 한편 통신 인프라를 넘어 가스·전력·송유관 등 다른 산업의 설비 점검 분야로도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복재원 SK텔레콤 네트워크 운용담당은 "AI와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운용의 안전성과 효율을 높이고 자율 네트워크 전환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binz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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