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탄총·톱으로 카메라 파손 잇달아…'AI 불신론' 확산에 정치권도 초당적 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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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 전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감시 카메라에 대한 시민사회 반발이 심화하면서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I 기반 감시카메라를 운용하는 '플록 세이프티'가 최근 경찰 등 법 집행기관들과 함께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개최한 연례 회의에는 성난 군중들이 몰려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플록을 막아라", "감시를 멈춰라" 등 피켓을 들고 격렬 시위를 벌였고 심지어 산탄총과 스프레이 페인트, 톱 등을 이용해 카메라를 파손하기도 했다.
일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회의 내용을 엿듣기 위해 안테나를 설치하거나 호텔 무선인터넷의 IP 주소를 수집하는 '정보 활동'도 펼쳤다.
이같은 플록 카메라에 대한 반발은 플록 본사가 위치해 주민 1인당 감시 카메라 수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애틀랜타에서 격렬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점차 미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플록 카메라는 본래 범죄 척결을 위해 도로를 감시하면서 차량 번호판을 인식, 이를 경찰 등에 제공하는 기기다.
신발 상자 정도 크기인 이 카메라는 현재 미 전역에 12만 대 이상 설치돼 지역사회 6천 곳 이상을 감시하며, 번호판 데이터를 매달 200억 건 기록하고 있다.
플록 카메라가 대중의 강력한 반발을 맞이하게 된 기폭제는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WP)의 탐사 보도였다.
검찰과 경찰 등 법 집행기관들이 범죄 추적을 위해 사용됐어야 할 이 시스템을 아내나 여자친구, 헤어진 연인 등을 감시하거나 스토킹하는 데 사용한 사실이 대거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감시 카메라 오남용 사례 가운데는 지역 경찰서장이 여자친구와 그 딸을 감시하거나, 경찰관이 젊은 여성 배우를 추적한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감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가해자가 경찰이라는 점 때문에 이를 신고하지도 못한 채 고통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법원·경찰기록 분석 등을 통해 플록과 같은 시스템을 무단 오남용하다 기소·고발된 법 집행관의 수만 최소 5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그런데도 개릿 랭글리 플록 최고경영자(CEO)는 강연과 방송 인터뷰 등에서 "플록이 경찰의 오남용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사생활 보호와 안전 둘 중 하나만 우선시하는 것은 잘못이다", "플록이 작년에 100만 건 이상의 범죄 수사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건 감수할 수 있는 타협점이다"라고 말하는 등 대중의 반발에 기름을 붓는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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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플록을 비롯한 AI 감시카메라에 대한 반발 여론은 정치권으로도 번져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공격 표적이 됐다.
압둘 엘사예드 민주당 미시간주 상원의원 후보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플록 카메라가 감시에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옹호한 공화당 후보를 몰아붙였다.
크리스티나 니커보커 민주당 오하이오주 하원의원 후보도 공화당 후보가 과거 하원 정보위원장 시절 감시 카메라 조회를 조장해 오남용 사태를 촉발했다고 공격했다.
진보 성향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장 AI 집단 감시와 플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 소속인 팀 버칫 하원의원(테네시주)은 연방정부 기관이 플록과 같은 AI 차량 조회 기술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플록 카메라에 대해 "재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도시 두 곳 등 일부 지방정부는 플록 카메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플록 카메라에 대한 여론이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발과 결합하면서 대중의 기술 불신론으로 이어지자 정치권이 이를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짚었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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