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 벤-그비르 장관 주도…네타냐후 "모든 수단 동원해 퇴출"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소속 직업훈련 센터에 대한 본격적인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고위급 인사들은 UNRWA가 자국을 기습 공격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연루되어 있다며 완전한 퇴출을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동예루살렘 카프르 아카브 지역에 있는 UNRWA 직업훈련 센터의 해체를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직원들이 테러와 (2023년) 10월 7일 대학살에 가담했던 조직이 우리 영토 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역시 대규모 경찰 병력을 현장에 투입했다며 철거 작전 개시를 알렸다.
벤-그비르 장관은 "하마스의 위장막 역할을 해온 단체는 단 1초도 존재할 권리가 없으며, 예루살렘과 이스라엘 내에 머물 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레스타인 매체들은 벤-그비르 장관이 이스라엘 병력과 함께 UNRWA 직업 훈련센터 현장에 있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예루살렘 지사는 이스라엘군이 UNRWA 직원들에게 시설에서 즉각 퇴거하고 다시 돌아오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번 강제 철거는 2024년 말 이스라엘 의회가 자국 영토(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병합한 동예루살렘 포함) 내에서 UNRWA의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스라엘은 그간 UNRWA가 학교에서 반이스라엘 정서를 조장하고 하마스와 협력해왔다고 비난해 왔으나, UNRWA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1천200여명이 희생된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도 UNRWA 직원으로 위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포함돼 있다고 믿고 있다.
철거 예정인 UNRWA 훈련센터 부지에는 이스라엘 주도로 새로운 인프라가 들어설 예정이다.
예루살렘시 당국은 이달 초 해당 82두남(약 2만 평) 부지에 도로와 카프르 아카브 주민을 위한 학교, 모스크, 보건·복지·문화 센터 등 '교육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이 부지의 소유권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건국 전인 1937년 유대인민족기금(JNF)이 해당 토지를 매입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UNRWA 측은 요르단이 동예루살렘을 통치하던 1952년 요르단 정부로부터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지금까지 직업훈련 센터를 운영해왔다고 반박했다.
매년 약 340명의 학생을 교육해 온 이 훈련 센터는 당장 다음달 1일에 시작되는 신학기 등록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UNRWA 측은 이달 초 이스라엘의 철거 및 개발 계획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계획을 실행할 경우, 이는 유엔 회원국의 의무를 포함해 국제법상 유엔 시설에 대한 보호 규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심각한 우려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meolakim@yna.co.kr
(끝)
ADVERTISEMEN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