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입국국이 망명 심사' EU 규정 거부한 伊…재정 지원 후 이송 허용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난민이 처음 입국한 국가가 망명 심사 등을 책임지도록 한 유럽연합(EU) 규정에도 난민 신청자 이송을 거부해 온 이탈리아가 최근 일부 유럽 국가의 이송 요청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유로뉴스와 현지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스위스, 핀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등이 최근 이탈리아로 난민 신청자 이송을 시작했거나 계획 중이다.
EU 이민·망명 협정인 더블린 규정은 난민이 첫발을 디딘 국가가 망명 심사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2022년 12월부터 수용 공간 부족을 이유로 다른 국가가 이탈리아로 난민 신청자를 보내는 것을 거부해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6월 난민 입국 국가에 다른 회원국이 재정 지원 등을 제공하는 새 협정이 본격 시행된 뒤 난민 이송 요청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이탈리아가 이송을 거부해도 망명 심사 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유럽사법재판소 판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국가의 경우 이송 대상을 올해 6월 새 협약 발효 이후 망명을 신청한 사람으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2025년 이탈리아에 전달된 난민 이송 요청은 10만9천427건으로 집계됐다. 2025년 자료만 보면 2만4천건 이상의 난민 이송 신청이 접수돼 유럽 국가 중 가장 많았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난민을 최초 입국 국가로 돌려보내는 방안에 유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야권에서는 이탈리아로 난민 신청자 이송이 시작되자 유럽과 정책 연대를 통해 추가 부담 경감 노력을 하지 않은 조르자 멜로니 정부의 실정이라고 비판한다.
엘리 슐라인 민주당 대표는 "멜로니 총리의 정치용 선전 쇼가 만들어낸 엄청난 부메랑"이라며 "그는 맹목적 이념 때문에 유럽 차원의 연대를 위한 싸움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rock@yna.co.kr
(끝)
ADVERTISEMEN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