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쉬자인 무기징역·개인 재산 몰수 선고 하루 만에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법원이 부동산 위기의 상징으로 꼽히는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핵심 자회사에 대한 파산청산 신청을 수리했다.
헝다그룹 창업자 쉬자인 전 회장이 각종 금융범죄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중국 경제 뇌관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부채 수습에 당국이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광저우농촌상업은행이 헝다부동산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파산청산 신청을 수리했다고 밝혔다.
헝다부동산은 헝다그룹의 핵심 본토 자회사로, 현지 부동산 개발·운영 사업을 담당해 왔다. 2019∼2020년 매출을 조기에 인식하는 방식으로 5천600억위안(약 115조4천억원) 이상 매출을 부풀린 것이 중국 금융당국에 의해 적발되기도 했다.
광저우농상은행은 헝다부동산이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갚지 못하고 있으며 보유 자산도 전체 채무를 상환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파산청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현지 법원이 쉬 전 회장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선전지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불법 대중예금 유치와 자금 모금 사기, 불법 대출, 증권 사기 발행, 중요 정보 공개 의무 위반, 불법 자금 운용, 업무상 횡령,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쉬 전 회장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헝다그룹과 헝다부동산에 각각 88억2천만위안(약 1조8천억원)과 70억위안(약 1조4천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남은 불법소득을 계속 추징 하도록 했다.
SCMP는 사법 처리가 잇달아 이뤄진 것은 수년간 중국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해온 헝다 부채 위기를 최종적으로 정리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때 중국 부동산 호황의 상징이었던 헝다는 차입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나 당국이 2020년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채비율 등을 제한하는 '3대 레드라인' 규제를 도입한 뒤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후 채무 위기가 본격화했고 2021년 말 200억달러(약 27조9천억원) 규모의 역외채권 포함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디폴트에 빠졌다. 2024년에는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고, 작년 8월 홍콩 증시에서 상장 폐지됐다.
일각에서는 중국 법원이 쉬 전 회장의 재산에 대해 몰수 판결을 내리면서 해외 채권자들의 자금 회수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해외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홍콩 청산인들이 회수 대상으로 삼아온 쉬 전 회장의 자산 일부가 중국 본토 법원의 형사판결 집행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법적으로는 피해 배상과 채무 변제가 벌금이나 재산 몰수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이 있어 일부 채권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나,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부연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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