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천명 집결…"전쟁하는 국가 만들기 속도 내고 있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 정부가 패전일(한국의 광복절) '우클릭' 행보를 보인 가운데 도쿄 국회 앞에서 전쟁과 개헌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시민단체들은 전날 밤 도쿄 시내 나가타초의 국회 앞에서 1만5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쟁·개헌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같은 성격의 집회는 매달 19일 국회 앞에서 열리고 있는데, 이번 집회에서는 지난 15일 패전일에 보인 일본 정부와 자민당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신문에 따르면 집회에서는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전쟁에 대한 '반성'과 가해자의 책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으며, 주최 측은 "전쟁을 하는 국가 만들기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쟁 반대', '헌법을 지키자' 등을 외쳤고 구마모토 지진과 지바 호우를 언급하며 방위보다 방재에 세금을 쓰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5일 패전 81년을 맞아 도쿄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의 식사(式辭)에서 역대 총리들이 했던 '반성'과 '부전의 맹세'라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침략'이나 '가해', '아시아 국가에 대한 손해와 고통' 등의 표현도 쓰지 않았고, 역대 총리들이 사용했던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返さない) 않는다"는 표현을 "반복시키지(返させない) 않는다"로 바꿔 말해 주체가 애매한 사역형 표현으로 바꾼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같은 날에는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으로 불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자민당 핵심 간부들이 이례적으로 단체 참배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본 방위성은 전날 부처 차원의 내년도 예산안에 8조9천억엔(약 78조6천억원) 규모의 방위비를 책정했다.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수정하려는 움직임도 정부와 여당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집회에서 연단에 선 20대 여성은 "(국회에서) 납득할 수 없는 법안이 충분한 논의도 없이 통과돼 분하다"고 했고, 20대 남성은 도쿄신문에 "일본을 평화국가로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 신념을 갖고 계속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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