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브라스·마벨 인수 검토 처음 확인
"칩 판매, 라이선스보다 훨씬 복잡"…메모리·파운드리가 최대 병목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세레브라스·마벨에 대한 인수·합병(M&A) 시도를 확인하며 앞으로 대규모 M&A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제이슨 차일드 Ar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7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과 인터뷰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오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살펴보고 싶은 것들도 있다. 우리는 계속 눈과 귀를 열어두고 여러 것들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세레브라스에 인수를 제안했고 마벨과도 합병을 검토했다는 보도에 대해 "대형 M&A는 분명히 우리가 가진 역량 중 하나"라며 인수 검토를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소프트뱅크가 그래프코어를 인수할 당시 그래프코어·샘바노바·세레브라스·그록(Groq) 등 특화 AI 프로세서(XPU) 기업들이 모두 검토 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87%를 보유한 반도체 설계기업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부터 서버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설계도(IP)를 라이선스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은 지난해 네트워킹 스타트업 드림빅을 2억6천500만달러(약 3천729억원)에 인수하는 등 소규모 인수에 그쳐왔다.
차일드 CFO는 앞으로도 이런 방식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대형 인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올들어 두 배 넘게 뛴 주가가 소프트뱅크가 지배하는 이 회사(시가총액 약 3천억달러)에 대형 M&A를 추진할 실탄을 더해준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Arm이 올해 3월 발표한 사업모델 전환이 있다. 그동안 엔비디아·애플 등에 설계만 라이선스해온 것과 달리 처음으로 자체 브랜드의 AI 서버용 CPU 판매에 나서며 메타플랫폼·오픈AI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직전 회계연도 매출 49억달러를 낸 이 회사는 2027∼2028회계연도에 걸쳐 신형 칩에 대한 고객 수요가 2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차일드 CFO는 "실리콘(칩)을 실제로 공급하는 건 설계를 라이선스하는 것보다 확실히 더 복잡하다"며 "기회 자체가 우리가 이 사업을 시작할 때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커졌지만, 어려운 부분은 이제 온갖 제약이 눈에 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꼽은 최대 제약은 메모리·파운드리 공급난이다.
그는 "메모리가 (병목) 목록 상단에 있다"며 "TSMC도 웨이퍼 생산능력과 처리량을 얘기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나노미터 크기로 실제 가동 중인 팹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칩 판매 시장의 신참인 Arm은 생산능력 배분에서 전년도 물량 기준으로 조금씩 늘려받는 처지라 상당한 자본 없이는 사업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그록이 엔비디아에 매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비서형 AI 에이전트 열풍도 CPU 수요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오픈클로'(OpenClaw)의 인기가 관련 수요에 불을 붙였고, 여러 에이전트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에 크게 의존해 Arm 설계 CPU 수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Arm ADR 주가는 17일 271.4달러에 마감해 올들어 136.6% 급등했다. 지난 6월 한때 452.6달러까지 올랐다가 조정을 받은 상태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천900억달러 수준이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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