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너 등 美특사단, 가자지구 중재 위해 이집트 방문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우파 연정의 대표적인 극우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가자지구에서 매일 밤 30~40명을 살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벤-그비르 장관은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하마스의 인질로 억류됐다가 풀려난 롬 브라슬라브스키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 축소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내가 총리와 뜻을 달리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가자지구에서 표적 암살을 감행해 매일 밤 30~40명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자들뿐만이 아니다"라며 "그곳에는 살아갈 가치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살아서는 안 되며, 심지어 사람조차 아니다"라고 폭언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또 가자지구에서 외부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규모로 강제 이주시키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제 이주 제안이 '인종 청소'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나는 가자지구 전체가 우리의 것이라고 본다"며 "가자지구 전역에 정착촌을 건설하고 가능한 한 많은 이주를 장려해 그들(팔레스타인인)을 다른 나라로 보내야 한다.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이주 따위는 없으며 그저 한 명씩 죽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 발언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오는 10월 27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벤-그비르의 극단주의 이데올로기가 다시 주류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잔혹한 기습 공격 이후 벤-그비르와 같은 극우 인사들은 일부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당시 하마스는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납치했다. 풀려난 많은 인질은 장기적인 기아, 신체적·정신적 학대, 일부의 경우 성적 학대를 겪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대 하마스 전쟁을 선포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지난해 10월 휴전 체결 때까지 하마스 측 보건부가 집계한 공식 사망자 수는 약 6만7천여명이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발효 이후에도 거의 매일 가자지구를 공습해 1천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는 전쟁 종식과 가자지구 민간 정부 구성을 위한 제안을 내놓았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이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전제돼야만 무장해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가자지구의 60%를 장악한 이스라엘은 완전한 무장해제 전까지는 군대를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평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하마스가 다시 가자지구에서 세력을 결집해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면서 최근 다시 공습을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한 미 특사단이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 등 중재국들과 만났다,
또 AFP 통신에 따르면 쿠슈너는 이날 카이로에서 하마스 측과도 별도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며, 17일에는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와도 만나 가자지구 평화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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