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 해협 중앙항로 → 전쟁 뒤 이란·오만·추적불가 다크 항로까지
선박들, 기뢰·공격·제재 위험 고려해 항로 선택…통행량은 전쟁전의 20%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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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이란전이 장기화하면서 전세계 에너지 수송의 주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과 오만이 각각 인정하는 항로부터 위치 추적이 어려운 '다크 항로'까지 여러 항로가 병존하게 됐다고 CNN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더 이상 단순한 '개방' 또는 '폐쇄' 상태로 구분되지 않고 선박들이 공격과 기뢰 가능성, 제재 위험 등을 따져가며 각기 다른 항로를 선택하는 '뉴노멀'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에 따르면 이란전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167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천371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쟁 전 추정 통행량의 약 20%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무역량의 20%가량이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전쟁 전에는 하루 평균 약 100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전쟁이 시작된 뒤 이 수치는 급격히 줄었다.
지난 6월 중순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한 뒤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며 선박 통과가 증가했지만, 이후 이란이 자국이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던 선박을 공격하며 양측 휴전이 무력화됐고 통행량은 다시 급감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지만, 미국과 걸프 지역 국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주체가 인정하는 항로가 병존하는 복잡한 통항 체계가 형성됐다고 CNN은 전했다.
우선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의 주요 항로는 이란과 오만 사이의 해협 중앙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전쟁 뒤 이란이 기뢰를 매설하면서 '위험 구역'이 됐다.
미군이 기뢰 제거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고 일부 선박은 여전히 이 항로를 통과하고 있지만 CNN은 이를 "위험한 선택지"라고 짚었다.
이란은 모든 선박에 자국 남부 해안의 '이란 항로'를 이용할 것을 요구하며, 이 항로를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해왔다.
이란은 유조선에 실린 원유 1배럴당 약 1달러씩, 선박 한 척당 최대 200만달러를 부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할 경우 향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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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북부 해안에 인접한 '오만 항로'도 있다. 이 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은 미군의 보호를 받는다.
오만은 국제법에 따라 이 항로를 통한 해협 통과가 보장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란의 공격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일부 선박은 위치 추적이 불가능한 이른바 '다크 항로'를 선택한다. 감시와 공격을 피하기 위해 위치정보를 발신하는 트랜스폰더를 끈 채 운항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사고나 충돌 위험이 커질 뿐만 아니라 보험 적용이 무효화할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이 같은 위험 증가로 해상 보험료도 급등했다고 전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7.5∼10%로, 전쟁 전 0.25%에서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yu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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