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파이낸셜타임스(FT)는 5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AI 데이터센터 운용사)와 엔비디아가 구매하기로 약속한 금액이 1조5천억달러(약 2천120조원)를 넘는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메타플랫폼·오라클·엔비디아가 제출한 분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구매 약정은 1분기 말 약 1조달러에서 2분기 말 1조5천억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FT는 1조5천억달러는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엔비디아의 2분기말 구매 약정이 1분기 말 수준에 동결됐다는 전제 아래 나온 수치라며 실제로 그럴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후 집계되는 수치는 더 높을 것이라는 예상인 셈이다.
가장 크게 불어난 곳은 알파벳이다.
알파벳의 구매 약정은 1분기 말 3천324억달러에서 2분기 말 8천110억달러로 급증했다.
알파벳은 분기보고서에서 "2분기 말 현재 8천110억달러 규모의 중요한 구매 약정과 기타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이 중 2천7억달러는 단기 의무"라고 적시했다.
알파벳은 "이러한 구매 약정은 주로 장기 공급계약과 미결제 구매주문에 따른 기술 인프라 및 재고 관련 비용으로 구성된다. 추가적인 계약상 의무에는 콘텐츠 라이선스 약정과 에너지 인수 또는 지급(take-or-pay) 계약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FT는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구매 약정 대부분은 회사가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칩과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약정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도 구매 약정액이 1분기 말 2천380억달러에서 2분기 말 3천493억달러로 많이 증가했다.
메타는 분기보고서에서 "2분기 말 현재 단기 및 장기 계약을 포함해 총 3천493억달러 규모의 취소 불가능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제3자 클라우드 용량 계약 및 기타 기술 인프라 투자와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자사가 파악한 구매 약정 수치는 앞서 모건스탠리가 파악한 수치와 일치한다고 했다.
지난달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알파벳·MS·아마존·엔비디아·오라클 등 5개사의 구매 약정이 1분기 말 9천820억달러(1천391조원)에 이르며 이는 일반적으로 AI 칩, 전산 자원, 테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과 기타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계약상 의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분기보고서를 토대로 이들이 1조5천억달러 규모의 리스 계약을 맺었으며 이 중 1조달러는 계약기간이 시작되지 않아 아직 재무제표에 일반적인 부채로 반영되지 않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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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계약이나 리스 계약은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숨겨진 부채'로 꼽힌다.
금융 전문가들은 장부 외 부채가 특히 재무제표만 주로 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AI 기업의 재무 상태가 탄탄하다는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리스·구매 약정은 기업에 따라 관련 공시 형식이 들쭉날쭉하고 약정 세부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 경우도 적잖아 AI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유동성 위험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리스·구매 계약은 계약상 약속인 만큼 임차나 물품 인도 같은 실제 거래가 개시되기 전까지는 재무제표에 일반적인 부채로 반영되지 않고 주석에만 기재된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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