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유동형 범죄 '도쿠류' 퍼지자 '폴리스웨어' 활용 검토
통신 내용 몰래 입수해 범죄 예방…'통신 비밀 보장' 헌법 위반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 정부가 익명으로 모였다 해체하기를 반복하는 방식의 신종 범죄가 유행하자 범죄자의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수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7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른바 '도쿠류(匿流)' 범죄로 불리는 신종 범죄 수법을 막기 위해 범죄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등 IT단말에서 통신 내용을 원격으로 입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형법학자, 변호사, 사이버 보안 관계자 등으로 전문가 위원회를 꾸려 해킹 대상, 법원의 영장이나 공안위원회 등에 대한 보고가 필요한지, 적정한 운영 방식 등을 논의하고 관련법을 정비하기로 했다.
'도쿠류'는 '익명·유동형 범죄 집단'을 뜻한다. 익명의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범죄 실행범을 모집해 보이스피싱 등 사기나 마약, 절도 등의 범행을 저지른다.
범행을 지시하는 '지시역(役)', 범행 대상자의 정보를 제공하는 '안켄야(案件屋)', 범죄를 실행하는 '실행역(役)'으로 나눠 공모하는데, 이 과정에서 텔레그램이나 시그널 등 익명성과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 앱이 사용된다.
SNS상에서 범행 계획의 일부만 공유하는 데다, 이마저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기 때문에 실행역을 체포하더라도 다른 범죄자를 찾기 어렵고 이후 다른 실행역이 참여해 범행이 계속되기 때문에 뿌리뽑기가 쉽지 않다.
도쿠류 방식의 사기가 퍼지면서 특수사기 사건의 피해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하루 평균 10억엔(약 90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에는 도쿄 인근 도치기현에서 도쿠류 방식의 강도살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지시역의 스마트폰을 특정한 뒤 이를 해킹해 '폴리스웨어'(police+software)로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의 수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여기서 얻은 범행 정보는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활용된다.
지능화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제도가 도입되면 헌법이 보장하는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타인의 IT기기에 허락 없이 들어가는 것 역시 '부정 접근 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고 악성코드를 심는 것은 '바이러스 제작과 배포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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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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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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